'출산고통만 줄여주는 게 아니다'…무통주사 의외의 효과

무통주사, 합병증 위험 낮추는 효과 있었다
의학적·산과적 질환 앓는 산모는 맞는게 효과적

아이를 낳을 때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사용되는 '무통 주사(경막 외 마취제)'에 의외의 긍정적인 효과가 숨겨져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무통주사를 맞은 산모가 맞지 않은 산모보다 합병증에 걸릴 위험이 현저히 낮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는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지난 22일 데일리메일 등 주요 외신은 영국 글래스고 대학과 브리스톨 대학 연구진이 출산 과정에서 무통 주사를 맞는 경우 패혈증 및 심장 질환에 걸릴 위험이 약 25% 감소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무통주사는 분만 시 산모의 통증을 완화하는 에피튜랄(epidural) 마취로, 경막외에 마취제를 주입해 요천부의 신경을 차단시킨다. 효과는 약 30분 이후에 오며 약효는 약 1~2시간가량 지속돼 산모들이 흔히 '무통 천국'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연구진은 2007~2019년까지 스코틀랜드의 한 병원에서 자연 분만 및 제왕절개로 출산한 여성 56만7216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 중 12만5024명이 분만 과정에서 무통주사를 맞았는데, 무통주사를 맞은 산모는 패혈증 및 심장마비 등의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낮아졌다. 조산 위험이 있거나 의학적·산과적 질환이 있던 산모의 경우에는 무통주사를 맞는 것이 맞지 않는 것보다 더 큰 이익을 가져온다는 결과도 발표됐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출산 후 산모가 사망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올해 초 발표된 옥스퍼드 대학 연구에 따르면 출산 중 여성이 사망하는 비율은 20년 전과 같았으며 2020년부터 현재까지 약 293명의 산모가 임신 중·출산 후 6주 이내로 숨졌다. 출산 중 혹은 출산 후 6주 이내 심각한 합병증에 걸린 산모의 비율은 2009년 대비 2018년에는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한국에서는 무통 출산을 약 60% 비율로 시행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60~90%의 비율로 시행하고 있으며, 일본은 산통이 성스럽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잘 시행되지 않는다(10% 내외).

이슈&트렌드팀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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