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철영기자
한예주기자
국내 금융권과 산업계의 여성 사외이사 비중이 지난해보다 높아졌지만 여전히 갈 길이 먼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은행, 대구은행, 광주은행 등 일부 지방은행과 현대카드, 우리카드는 올해도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지 않았고 매출 상위 30대 기업 중 포스코 역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성을 이사회 구성원에 포함하지 않았다. 또한 금융권과 산업계 모두 교수 출신 여성 사외이사가 10명 중 6명꼴로 편중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아시아경제가 올해 3월 주주총회 기준 국내 금융회사 47곳과 매출 상위 30대 기업 등 77곳을 전수 조사한 결과 금융권과 기업의 여성 사외이사 비율은 각각 23.17%, 27.97%로 집계됐다. 작년 대비 금융권은 약 2%포인트, 기업은 6%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금융권과 기업의 여성 사외이사 비율은 상승했지만 대체로 여성의 비율을 적극적으로 늘리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은행권이 전체 사외이사 53명 중 9명(16.98%)만을 여성 사외이사로 채워 가장 소극적이었고, 증권사 역시 비율이 20%에 미치지 못했다.
사외이사 구성이 남녀 동수로 이뤄졌거나 여성의 비율이 높은 곳은 제주은행, 삼성화재, 하나카드, 기아, SK에너지,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9곳에 불과했다.
경력과 직업의 다양성도 단계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확인됐다. 교수 출신 편중 현상이 여전해 구성의 변화가 절실하다는 평가다. 올해 금융권과 산업계를 통틀어 교수 출신의 비중은 63%로 작년 60%보다 높아졌다.
이복실 롯데카드 ESG위원장(전 여성가족부 차관)은 "글로벌 기준은 이사회 멤버의 최소 30%가 여성으로 구성돼야 다양성을 갖췄다고 본다"며 "특히 우리나라는 사내이사에는 여성이 거의 없고, 사외이사도 한 명씩 (자본시장법에) 구색을 맞춘 것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또 교수 쏠림 현상에 대해선 "이해충돌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전문성을 담보한 교수들이 많이 진출하게 됐다"면서 "1998년 이사회 제도 시행 이후 남성 중심으로 구성됐던 이사회 제도의 패턴이 여성들에게도 똑같이 유지되고 있는 점은 검토를 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