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4월 근원 CPI 상승률 3년 만에 최저…9월 금리인하 기대 확산

4월 근원 CPI 전년比 3.6% ↑
전망치 부합…2021년 4월 이후 최저
美 10년물 국채 금리 급락…뉴욕증시 상승

미국의 지난달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뜨거웠던 인플레이션이 주춤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되살아났다. 시장에선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70% 이상으로 보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4월 근원 CPI가 전년 동기 대비 3.6% 올랐다고 발표했다. 전망치(3.6%)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전월 상승폭(3.8%)을 밑돌았다. 특히 지난 2021년 4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3%로 전망치(0.4%)에 부합했고, 전월(0.4%) 보다는 하락했다.

근원 CPI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료품을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줘 Fed가 가장 눈여겨보는 인플레이션 지표 중 하나다.

헤드라인 CPI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3.4% 올랐다. 시장 예상치(각각 0.4%, 3.4%)에 밑돌거나 부합하는 수준으로, 전월 실적(각각 0.4%, 3.5%)을 모두 하회했다.

주거비와 휘발유 가격 상승이 CPI 상승분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주거비는 전월 대비 0.4% 상승해 3월 오름폭(0.4%)을 유지했다. 휘발유 가격은 2.8% 올라 전월 상승폭(1.7%)을 크게 웃돌았다. 이로써 에너지 가격은 1.1% 뛰어 3월(0.3%) 대비 상승폭을 확대했다. 자동차 보험, 의료와 같은 서비스 부문도 4월 CPI 상승분에 크게 기여했다.

지난달 CPI 상승세가 둔화되고 전문가 예상치에 부합하는 것으로 나오면서 시장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올해 1~3월 CPI 상승률이 시장 전망치를 계속 웃돌면서 상반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완전히 꺾였었다. 제롬 파월 Fed 의장 역시 전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외국 은행가 협회(FBA) 연차총회에 참석해 인플레이션 수치가 "예상보다 높았다"며 "우리는 인내심을 갖고 제약적인 통화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CPI 지표 공개 이후 금리 인하 기대감이 되살아나면서 국채 금리는 하락세다.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인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 보다 7bp(1bp=0.01%포인트) 하락한 4.37%,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보다 6bp 내린 4.75%선에서 움직이는 중이다.

미국의 지난달 소매판매 역시 정체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기 둔화 및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4월 소매판매는 7052억달러로 전월과 변동이 없었다. 시장 전망치(0.4%)는 물론 전월 실적(0.6%)을 크게 하회했다. 소매판매는 미 실물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버팀목으로 종합적인 경기 흐름을 판단하는 지표로 여겨진다.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여파로 가계 지출이 압박을 받으면서 미 경제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신호로 분석됐다.

투자자들도 금리 인하 베팅을 확대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내릴 가능성을 72% 가까이 반영 중이다. 전날 65%에서 상승했다.

찰스 슈왑의 캐시 존스 수석 채권 전략가는 "연말에 잠재적인 금리 인하의 문이 열렸다"면서 "Fed가 조치를 취하려면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다는 수치가 몇 개 더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뉴욕증시 3대 지수도 장 초반 일제히 상승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36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56% 뛴 3만9781.55를 기록 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56% 상승한 5275.8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62% 미만 오른 1만6613.39에 거래되고 있다.

국제부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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