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나리인턴기자
경기북부특별자치도의 새 이름을 뽑는 대국민 공모전에서 대상으로 뽑힌 '평화누리특별자치도'가 화제가 되는 가운데, 이 명칭을 제안한 응모자의 이력까지 덩달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석창우 화백이 1일 경기 의정부시 경기도북부청사에서 열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새 이름 대국민 보고회에서 대상을 받은 새 이름 '평화누리특별자치도'를 공개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1일 경기도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새 이름 대국민 보고회'를 열어 공모전 대상 수상자는 대구에 사는 신정임씨(91)라고 밝혔다. 신씨에게는 상금 1000만원과 도지사 상장을 수여했다. 다만 이날 시상식에는 신씨의 아들이 대신 참석했다. 이 결과는 경기도 홈페이지에도 게재됐다.
공모 결과가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대상을 받은 신씨의 이력에 주목했다. '신*임'과 홈페이지에 올라온 전화번호 뒷자리로 검색해 다수의 응모작을 찾아냈다. 신씨는 지난해 11월 부산 사하구에서 진행한 '신평장림산업단지 명칭 공모전'에서 입상해 20만원을 받았다. 2021년에는 '한국인력산업공단 과정평가형 공모전'에서 슬로건 부문 대상을 받았다.
이외에도 ▲부산관광패스 영문 명칭 콘테스트(치킨 교환권 당첨) ▲광주광역시 북구 복합문화복지 커뮤니티센터 명칭 공모전(장려상) ▲김포시 평생교육 브랜드 네이밍 공모전(입선) ▲제42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 슬로건 공모전(우수작) ▲신나는예술여행 새 이름 공모전(참가상) 등의 이력이 드러났다.
누리꾼들은 해당 공모전에 응모한 사람과 이번 평화누리특별자치도 대상 수상자가 동일 인물이라고 보고 있다. 누리꾼들은 "91세 할머니가 알고 보니 공모전 헌터였다", "작명의 신이다", "센스가 남다르신 것 같다",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나와주시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일각에선 "91세 어르신이 컴퓨터나 휴대전화로 공모전에 저렇게 참여할 수 있냐"며 다른 가족이 대신 응모했다거나 경기도 측이 내정자를 두었다는 음모론까지 있었다.
경기도가 추진 중인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새이름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응모자로 추정되는 이력들. [이미지출처=온라인 커뮤티니 캡처]
하지만 경기도는 공모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새 이름은 응모작 5만2435건 중 선정됐다. 10개 후보작을 추려 세 차례 심사와 온라인 투표, 전문 심사위원들의 최종 검토를 거쳤다. 심사에는 홍보·네이밍·역사 등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했다는 설명이다. 이어 사전 공지대로 '평화누리'라는 이름을 보낸 사람들 가운데 선착순으로 대상 수상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 공모가 경기북부특별자치도의 최종 명칭을 결정한 것은 아니다.
경기도청 홈페이지 경기도민청원에 올라온 '평화누리자치도(경기북도 분도)를 반대한다'는 글에 하루만에 3만명 가까운 사람이 동의했다. [이미지출처=경기도청 홈페이지 캡처]
한편 도민들은 '평화누리도'라는 이름에 강한 반발심을 드러내고 있다. 전날 경기도청 홈페이지 경기도민청원에 올라온 '평화누리자치도(경기북도 분도)를 반대한다'는 글에 하루 만에 3만명 가까운 사람이 동의했다. 자신을 남양주 시민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분도가 주민들 의견을 반영한 것이 맞는 것인가"라며 "'평화누리특별자치도'라는 이름도 이념 주의에 찌든 종북 팔이 명칭이며 시대를 역행하고 있고 코미디 프로그램에서나 풍자 당할 우스꽝스러운 이름"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원 글 작성 후 30일간 1만명 이상 동의를 받으면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청원에 직접 답해야 한다.
청원 글에는 "머리 맞대고 저런 이름이 나온 게 신기하다", "이름이 사이비와 연관된 것 아니냐", "북한 같다", "애초에 타지 사람이 내놓은 작명을 받은 게 이해가 안 된다"는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