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AtoZ]'그들만의 리츠'… 75%는 非공모

국내 리츠 4개 중 3개 공모의무 없어
국내 리츠 373개 중 상장리츠 23개

"한국에서 리츠는 이름만 리츠다. 공모를 하면 배당 내역이나 수익, 비용 등을 공시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어야 하고, 공모에 따른 세제 혜택 등도 없다. 이로 인해 공모 예외를 인정받는 리츠를 더 많이 찾는다"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

국내 리츠(REITs) 4개 중 3개는 공모의 의무가 없는 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모를 하지 않아, 상장하기도 어렵다. 공모나 상장을 하지 않은 리츠가 대다수가 되다 보니, 일반 투자자들이 접근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리츠 활성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22일 부동산 AtoZ에서는 이 같은 국내 리츠 시장의 현황과 문제점에 대해 알아봤다.

서울 시내 재건축 공사 단지 모습. [사진출처=연합뉴스]

국내 373개 리츠 중 상장 리츠는 23개뿐…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해 운영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간접투자 방식이다. 예컨대 10명이 한 리츠에 돈을 모아 건물을 산 뒤, 건물의 임대수익을 나눠 배당받는 방식으로 투자할 수 있다. 또 리츠를 통해 부동산뿐 아니라 리츠 같은 부동산 관련 증권 등에도 투자할 수도 있다. 이 같은 방식을 모자회사 관계처럼 모자리츠라고 부르며, 투자 리츠를 모리츠, 투자받는 리츠를 자리츠라고 한다.

리츠는 상장 리츠와 비상장 리츠로 나뉜다. 일반 투자가가 접근할 수 있는 시장은 상장 리츠다. 하지만 전체 리츠 시장에서 상장 리츠 비중과 그 규모는 작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국내 리츠 373개 중 상장 리츠는 23개뿐이다. 국내 리츠 시장 규모는 지난 3월 기준 95조원이다. 이 중 상장 리츠 시장규모는 지난 3월 말 기준 7조8694억원이다. 미국의 상장 리츠의 규모는 약 1610조원, 일본은 약 152조원이다.

리츠의 상장은 공모 후 상장 요건에 따라 진행된다. 상장 요건은 자기자본 100억원 이상, 모집한 주식 총수가 보통 주식 총수의 100분의 25 이상, 주주 수가 200명 이상 등이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모 리츠는 상장 요건을 충족하면 상장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다만 아직 주주 수나 매출 등 요건으로 인해 상장 절차를 밟지 못한 리츠 수가 많다"고 말했다.

75%는 민간임대 리츠, 연기금 자금으로 설립된 리츠로 공모 의무 없어

문제는 사실상 공모 의무가 없는 리츠가 전체 리츠의 75% 수준이라는 점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총 373개 리츠 중 50%는 공모나 상장보다는 주택 공급을 목적으로 하는 공공지원 민간임대 리츠다. 또 전체 리츠의 25%가 기금이나 공제회의 자금으로 설립된 리츠로 이들은 공모성이 있다고 인정돼 공모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실상 90개 리츠만 공모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주최 업계 리츠 활용 PF사업 지원방안 설명회. [사진출처=연합뉴스]

최근 국토부에서 도입하기로 한 기업구조조정(CR) 리츠도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따라 공모 의무가 없다. 이처럼 공모를 해야 하는 리츠 수가 적어 리츠 공모 활성화의 길이 멀어지고 있다. 한국리츠협회 관계자는 "리츠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리츠 주식 거래량이 늘고 리츠 시장이 커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리츠협회 관계자는 리츠 활성화를 위해 리츠 간 인수, 합병(M&A)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상장 리츠는 상장 리츠만, 비상장 리츠는 비상장 리츠만 인수할 수 있다. 한국리츠협회 관계자는 "시장이 크려면 상장 리츠가 비상장 리츠도 인수하도록 해야 한다"며 "상장 리츠가 소규모 비상장 리츠를 인수하면서 덩치를 키워야 시장 규모도 커지고 공모도 활성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 같은 개선안에 대해 "내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건설부동산부 박승욱 기자 ty1615@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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