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미인대회 우승한 20대…'댄스 영상' 때문에 왕관 박탈

주최 측 "타이틀 취소…행동 적절치 않아"

말레이시아 미인대회 우승자가 태국 휴가 중 '문란한 춤'을 췄다는 이유로 우승 자격을 박탈당했다.

싱가포르 매체 '아시아원'은 2023 '운덕 은가다우 조호르 미인대회' 우승자인 비루니카 테린시프(24)가 태국에서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고 남성 댄서들과 춤을 췄다는 이유로 왕관을 박탈당했다고 보도했다.

관련 영상이 공개된 뒤, 해당 미인대회를 주최하는 카다잔두순 문화협회(KDCA)는 지난 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테린시프의 우승 타이틀을 취소한다"며 "고결한 정신과 영혼을 상징하는 신화 속 전설 '후미노둔'을 기리는 미인대회 우승자가 그런 행동을 한 것은 적절치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미인대회에서 우승한 비루니카 테린시프 [이미지출처=페이스북]

이어 "주최 측은 테린시프가 가족과 함께 태국으로 개인 휴가를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휴가지에서 촬영된 영상에 불만과 불평이 쏟아졌다"라며 "우리 협회는 이 문제로 인해 불필요한 관심을 끌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테린시프 또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내 행동이) 부주의했다"며 "명예롭고 겸손하게 우승 타이틀을 내려놓을 것"이라고 시인했다.

그는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고, 나는 완벽하지 않다"며 "받아들이거나 그렇지 않거나는 보는 사람의 선택이지만, 내 가족과 친구를 비난하지는 말아달라. 그들은 이 문제와 무관하다"고 호소했다.

테린시프는 유튜브, 틱톡 등 온라인상에서 활동해 온 모델이다. 지난해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에서 열린 미인대회에서 우승한 뒤 현지에선 유명인사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KDCA가 미인대회 우승자의 사생활에 민감한 이유는 그 상징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운덕 은가다우 조호르 미인대회는 보르네오섬의 토착 인종인 두순족 설화에 등장하는 여인 '후미노둔'을 기린 대회다.

후미노둔은 기근에 시달리는 부족민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인물로 그려진다. 그런 인물의 뜻을 받든 대회 우승자가 사생활 문제로 구설에 올라선 안 된다는 게 대회 측의 입장이다. 실제 KDCA는 성명에서 "테린시프가 일반인 여성이었다면 (영상은)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슈&트렌드팀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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