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진기자
방송작가들이 '재방송료 갈취' 의혹과 '아빠 찬스' 논란이 불거진 '나는 SOLO'(나는 솔로) 연출자 남규홍 PD에게 사과를 촉구했다.
10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는 성명을 내고 "작가들의 권리와 노동 인권을 무시하는 그의 갑질과 막말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계약서 미작성 책임을 업계 관행으로 돌리는가 하면, 피해 작가에게 2차 가해하는 후안무치"라고 비판했다.
남 PD의 논란은 지난 9일 함께 작업했던 작가들의 폭로로 시작됐다. 제보에 따르면 작가들은 한국방송작가협회 양식에 맞는 용역계약서를 요구했지만, 남 PD가 준 계약서에는 협회가 요구하는 저작권 관련 부분이 수정되어 있었다. 이후 작가들은 협회로부터 재방송료를 지급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방송작가지부는 남 PD가 거짓말과 억지 논리로 표준계약서에 있는 저작권 관련 조항을 삭제한 불공정 계약서를 작가들에게 일방적으로 내밀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저작권위원회가 정한 방송작가협회 '저작물 신탁계약 약관'에 따르면 비회원 작가는 저작권 사용료 지급을 위하여 신탁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표준계약서는 원고 저작권, 2차 사용과 전용 시 권리관계 등을 저작권법에 따라 명확히 하도록 정한다.
방송작가지부는 이 외에도 남 PD가 본인과 PD들 그리고 딸의 이름을 작가 명단에 올렸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남 PD와 딸이 재방료를 노린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논란이 불거지자 남 PD는 "PD들도 작가의 일을 하는 경우가 많고, 작가의 일을 했으니 작가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리라고 한 것일 뿐"이라며 "내가 기획을 다 했어도 명기해 두지 않으면 5년 뒤, 10년 뒤에는 다른 사람이 한 것으로 되는 경우도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PD가 작가로서의 일을 한 것에 대해서는 근거가 남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크레디트 표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후배 PD들을 위해서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작가로 딸을 올린 데에 대해서 "남인후 작가가 자막을 썼으니 자막 작가로 이름을 올린 것"이라며 "다른 연출자가 자막을 맡으면 자막에도 이름을 올릴 것. 이건 제작사가 해야 할 수순에 따라서 해야 할 일이고 저희는 그렇게 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재방료를 노렸다는 의혹에 대해 "안 받아도 된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방송작가지부는 "방송은 수많은 스태프의 땀과 열정이 어우러진 협업의 결과물이지 '너만 솔로'로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며 "상처받은 피해 작가들과 실망한 시청자들께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하고 사태 수습에 나서길 당부한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