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3월 CPI 발표 앞두고 눈치보기…보합권서 혼조 마감

3월 근원 CPI 전년比 3.7% 상승 예상
Fed 향후 금리 경로 힌트 될 듯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3월 인플레이션 지표 발표를 하루 앞둔 9일(현지시간) 보합권에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강력한 고용과 예상보다 끈적한 물가로 금리 인하 시점이 하반기로 밀릴 수 있다는 전망 속에 눈치 보기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미지출처=신화연합뉴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13포인트(0.02%) 하락한 3만8883.67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7.52포인트(0.14%) 오른 5209.9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52.68포인트(0.32%) 상승한 1만6306.64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은 10일 발표될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통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향후 금리 경로를 가늠하고자 하고 있다. 지난달 CPI는 전년 대비 3.4% 올라 전월 상승폭(3.2%)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근원 CPI 상승률은 전년 대비 3.7%로 전월(3.8%)보다 하락할 전망이다. 11일에는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공개된다. 도매 물가인 PPI는 시차를 두고 소매 물가인 CPI에 영향을 준다.

CFRA 리서치의 샘 스토벌 최고 투자 전략가는 "시장은 Fed와 Fed의 금리 인하 예고를 우려하면서 흔들리고 있다"며 "헤드라인 CPI와 근원 CPI 모두 예상보다 강력한 것으로 나타날 경우 조정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강력한 고용시장과 예상보다 더딘 물가 둔화로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는 상황이라 이번 CPI 발표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더욱 쏠리고 있다. 앞서 미 노동부가 발표한 3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비농업 고용은 전월 대비 30만3000건 증가해 전문가 예상치(21만4000건)를 크게 웃돌았다. 이에 일부 투자자들은 상반기 금리 인하 베팅을 철회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인하할 가능성을 57%가량 반영 중이다. 한 달 전 72%대에서 크게 하락했다. 3, 4월 인플레이션 지표가 6월 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모닝스타 웰스의 마르타 노턴 미국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경제 회복탄력성을 고려할 때 투자자들은 6월 피벗(pivot·방향전환)에 점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금리 인하) 지연은 가능한 결과 범위 안에 있다. 3월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경우 특히 그렇다"고 진단했다.

이번 주에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도 공개된다. Fed가 지난달 점도표에서 연내 3회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10일 공개될 FOMC 회의록을 통해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Fed 당국자들의 입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Fed 당국자의 발언도 계속 이어진다. 미셸 보우먼 Fed 이사와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10일,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와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11일 발언이 예정돼 있다.

종목별로는 엔비디아가 2.04% 내렸다. 메타와 넷플릭스는 각각 0.45%, 1.62% 떨어졌다. 보잉은 올해 1분기 인도량이 2021년 중순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1.89% 밀렸다.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오는 8월 초 로보택시를 공개한다고 밝히면서 전날 4.9% 상승한 데 이어 이날도 2.25% 올랐다.

전날 급등했던 국채 금리는 하락세다.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7bp(1bp=0.01%포인트) 내린 4.35%,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5bp 하락한 4.73%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국제유가는 가자지구 휴전 협상 무산에도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2달러(1.4%) 내린 배럴당 85.23달러, 브렌트유는 0.96달러(1.1%) 하락한 89.42달러에 마감했다.

국제부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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