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 양말' 팔려다 국민적 공분…말레이기업, 국왕 찾아가 사과

말레이 편의점 체인 창업주, 국왕 만나 사과
이브라힘 국왕 "수입품 취급할 때 주의해야"

말레이시아에서 이슬람의 유일신 알라를 표기한 양말을 판매해 시민들의 공분을 산 편의점 업체 대표가 결국 국왕에게 용서를 구하고 나섰다.

'KK 슈퍼마트' 창업자 차이키 칸 대표(오른쪽)이 이브라힘 알마훔 이스칸다르 국왕을 알현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차이키 대표는 '알라 양말' 판매 논란에 대해 국왕과 무슬림 공동체에 직접 사과를 전했다. [사진출처=말레이 왕실 페이스북]

4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현지 매체 '더스타', '스트레이츠타임스' 등 보도를 종합하면 편의점 체인 'KK 슈퍼마트' 창업자 차이키 칸 대표는 전날(3일) 이브라힘 알마훔 이스칸다르 국왕을 알현했다. 이 자리에서 차이키 대표는 '알라 양말' 판매 논란에 대해 국왕과 무슬림 공동체에 직접 사과를 전했다.

이브라힘 국왕은 KK 슈퍼마트를 포함한 사업자들이 이런 민감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써야 하며, 특히 수입품에 더욱 주의를 기울일 것을 강조했다. 국왕은 "모두가 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되며, 이번이 내가 이를 강조하는 마지막이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중순 KK 슈퍼마트 일부 매장에서 '알라'라는 단어가 적힌 양말이 판매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슬람이 국교인 말레이시아 무슬림들의 비난도 빗발쳤다. KK 슈퍼마트 측은 편의점 공간을 임대한 외부 업체가 중국에서 여러 종류의 양말을 수입해 판매하던 중, 문제의 제품이 포함돼 있었다고 해명한 뒤 사과했다.

KK 슈퍼마트 [이미지출처=KK 페이스북]

그러나 논란은 더욱 커졌다. 말레이시아 검찰은 KK 슈퍼마트 창업자 부부와 양말 공급업체 관계자 등을 기소했고, KK 슈퍼마트와 공급업체 사이에도 법정 공방이 벌어지기까지 했다. 논란이 처음 불거진 뒤 20여일이 지났으나, 말레이시아 무슬림의 분노는 여전히 들끓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한 KK 슈퍼마트 편의점에 화염병이 투척 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결국 대표가 직접 국왕을 찾아가 재차 사과 의사를 전한 것이다. 국왕 또한 사태 장기화를 바라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이 문제가 계속 연장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누구도 국민을 선동하는 등 이번 사안을 악용하지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슈&트렌드팀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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