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선진기자
세계에서 가장 사업하기 좋은 상위 3개 국가는 싱가포르, 덴마크, 미국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남미 최빈국 베네수엘라는 사실상 사업이 불가능한 국가라는 불명예에 올랐다.
싱가포르
6일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세계 비즈니스 환경 순위’ 결과를 공개했다. EIU는 전 세계 82개 국가의 인플레이션, 경제성장, 재정 정책 등 각종 지표를 기반으로 2024~2028년까지 5년간 비즈니스 환경을 10점 척도로 측정했다고 밝혔다.
사업하기 좋은 상위 10개 국가는 싱가포르(8.56점), 덴마크(8.41점), 미국(8.40점), 독일(8.35점), 스위스(8.33점), 캐나다(8.31점), 스웨덴(8.29점), 뉴질랜드(8.26점), 홍콩(8.24점), 핀란드(8.22점) 등 순으로 집계됐다.
싱가포르가 1위로 꼽힌 이유에 대해 프리안티 로이 EIU 국가 예측 관리자는 CNBC방송을 통해 “민간 기업의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정부의 다양한 지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싱가포르 정부의 친기업 정책 중 법인세 감면 혜택이 매력 요인으로 꼽힌다. 싱가포르 법인 세율은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17%로 고정돼 있는데 이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에 속한다. 또한 스타트업의 경우 3년간 매년 일정 과세소득의 75%를 면세받을 수 있다.
EIU는 보고서에서 “사업하기 좋은 상위 10개 국가는 모두 선진국으로 안전한 투자 환경을 제공한다”고 했다. 다만 명목 및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은 사업을 영위하는 데 아쉬운 대목으로 지목됐다.
ELU는 “비즈니스 환경이 큰 폭으로 개선된 국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동시에 안정적인 정부 지원까지 받을 수 있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리스, 카타르, 인도가 대표적이다.
그리스는 친기업 성향의 신민주주의당이 지난해부터 두 번째 임기를 맞고 있는 점이 주목받았다. 이 당의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는 높은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지난 임기 동안 감세 정책 등을 단행하며 2012년 국가부도 사태를 겪은 그리스 경제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카타르는 지난 10년 동안 공항, 도로, 관광 등 인프라에 초점을 맞춘 2200억달러 규모의 투자 프로그램을 시행하며 비즈니스 환경이 대폭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인도는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단일 시장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한편 이번 비즈니스 환경 순위에서 꼴찌를 기록한 국가는 베네수엘라였다. 경제구조가 원유 수출에 치우쳐진 베네수엘라는 2014년부터 유가 폭락으로 경제적 위기가 발생한 데 대해 ‘화폐 찍어내기’로 대응한 결과 하이퍼인플레이션이라는 경제 재난을 맞았다.
EIU는 “(베네수엘라의 경우) 고통스러운 경제 붕괴 이후 개선세는 보였지만 여전히 (비관적인)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