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est&Law]베일에 싸인 故조석래 유지…법조계, 조현문 유류분 소송에 무게

'형제의 난' 이후 연 끊은 조현문
유족 명단에 이름도 못올려
법조계 "상속분 없을 것" 예상
유류분 訴 이기면 지분 2.5% 받아

지난 2일 발인으로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에 대한 장례 절차가 모두 마무리되면서 상속 문제와 관련해 차남 조현문 전 효성그룹 부사장이 법적 절차를 밟을지 주목된다.

고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부친의 빈소를 조문 후 장례식장을 떠나고 있다. <br /> '효성 형제의 난'을 촉발했던 조 전 부사장의 이름은 빈소 전광판에 공개된 유족 명단에도 오르지 않았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3일 재계에 따르면, 효성 그룹은 조 명예회장이 회사 지분과 재산의 처리 방향에 대해 유언을 남겼는지 여부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관심의 초점은 상속 지분이다. 2013~2014년 ‘형제의 난’을 촉발하고 가족들과 인연을 끊은 둘째 아들, 조 전 부사장에게도 상속분을 배정했는지가 관건이다. 조 전 부사장이 소송을 제기한다면, 경우의 수는 두 가지다. 자신에게 상속분이 배정됐지만, 그 분량에 이의가 있다면 ‘상속재산 재분할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만약 상속분이 전혀 없다면 자기 상속분을 요구하는 유류분 소송이 가능하다.

법조계는 정황상 조 전 부사장에게 배정된 상속분이 없었을 것으로 예상한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달 29일 부친 임종을 지키지 못했고 지난달 30일~지난 2일 서울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장례식장에선 유족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조 전 부사장이 그룹을 퇴사한 상황에서 조 명예회장으로선 회사 지분을 주더라도 별다른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크다. ‘형제의 난’으로 형사 고발돼 받는 재판도 상속분이 없을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조 전 부사장의 ‘강요미수’ 혐의 공판도 고소 취하 등 별다른 변동이 없는 상태다.

조 전 부사장은 2013년 퇴사한 후 자신이 회사 성장의 주역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도록 조현준 회장을 협박하고 자신의 배우자를 음해한 것을 사과하지 않으면 비리를 고발하겠다고 강요한 혐의 등을 받는다.

유류분 소송에 나서 이기면 조 전 부사장은 회사 지분의 2.5%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조 명예회장이 살아생전 갖고 있던 회사 지분은 10.14%인 것으로 전해진다. 고인의 지분을 법정상속 비율(1:1:1:1.5)로 나누면 3형제가 똑같이 2.5%씩 나눠 갖고 부인 송광자 여사가 3.38%를 갖고 가는 것으로 계산된다.

분쟁이 생긴다면 상속에만 국한될 것이란 전망이 재계에서 우세하다. 경영권에 관해선 조 전 부사장이 끼어들 틈이 없어서다. 2017년 조 명예회장이 건강상 문제로 2선으로 물러난 뒤 효성은 조현준·조현상 형제 경영체제가 안착했다. 효성은 지난 2월 이사회에서 효성첨단소재를 중심으로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IS), 효성토요타 등 6개 사에 대한 출자 부문을 인적 분할해 신규 지주회사 ‘㈜효성신설지주’(가칭)을 설립하는 분할 계획을 결의했다. 오는 6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회사 분할이 승인되면 7월1일자로 효성그룹은 존속회사인 효성과 신설 법인 효성신설지주라는 2개 지주회사 체제를 갖춘다.

효성 일가가 부담해야 하는 상속세는 회사 지분 가치 등을 고려할 때 약 42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유족들은 이를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5년에 걸쳐 분할 납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재계에선 효성 일가가 주식담보대출 혹은 일부 계열사 지분 매각 등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산업IT부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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