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반도체 공정장비로 체급 올린 필옵틱스

반도체 유리기판 장비 개발 후 공급 기대
디스플레이 장비부문 실적 개선 전망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등 기술이 빠르게 발달하면서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 장비 관련주 시가총액이 불어나는 이유다.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조 장비를 개발하는 필옵틱스는 반도체 공정용 장비 양산을 앞두고 있다. 유리(글라스) 소재 기반의 패키지 기판에 미세한 전극 통로를 만드는 TGV(글라스 관통 전극 제조) 공정 장비를 개발했다. 앞으로 글라스 소재 기판이 플라스틱 기판을 대체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필옵틱스 주가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필옵틱스 주가는 올해 들어 140% 올랐다. 지난해 말 1만원을 밑돌던 주가는 전날 장중 한때 2만4500원까지 올랐다. 지난해 7월13일 기록한 전고점 2만3300원을 8개월 만에 돌파했다. 시가총액은 5000억원을 넘어섰다.

앞서 필옵틱스는 지난달 말 반도체 패키징용 TGV 양산 장비를 공급했다. 반도체용 글라스 기판 제조 장비를 양산 라인에 공급하는 것은 필옵틱스가 최초다.

글라스 기판은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과정에서 방열 특성, 전력 효율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신소재 패키지 기판으로 주목받고 있다. 표면이 매끄럽고 초미세 선폭 반도체 패키징을 구현하는 데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글래스 기판으로 반도체를 패키징하면 데이터 처리량을 늘리면서 전력 소비량은 줄일 수 있다. 주로 고성능 서버용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인텔은 지난해 9월 차세대 글래스 기판 개발 현황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글로벌 반도체 업체는 반도체용 글라스 기판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기와 SKC 등도 관련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필옵틱스가 납품하는 TGV 장비는 글라스 기판에 미세한 전극 통로를 형성하는 핵심 공정 장비다. 형성하는 글라스가 매우 얇고 정교해 높은 정밀도가 요구된다. 전극 통로는 전기적 흐름을 돕는 연결 단자의 통로다. TGV를 형성할 때 레이저를 이용해 글라스 기판에 균열 없이 미세 구멍을 만드는 게 기술 장벽이다. 필옵틱스는 2019년부터 TGV 장비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한기수 필옵틱스 대표는 지난달 28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반도체용 글라스 기판 제조 장비가 고객사의 차세대 공정라인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며 "핵심 공정 장비사로 선정됐다"고 말했다.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한 가운데 본업인 디스플레이 장비부문도 성장할 것으로 관측했다. 권명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내외 디스플레이 기업의 투자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OLED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5월 필옵틱스는 삼성디스플레이와 630억원 규모의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며 "전체 투자 규모 대비 일부 투자를 진행하는 것으로 추가 투자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증권자본시장부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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