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영기자
하나증권은 1일 상업은행에 대해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이 1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일부 은행이 컨센서스(추정치 평균)를 하회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최정욱 연구원은 "은행들이 홍콩 ELS 자율배상을 결의하고, 일부 은행의 경우 첫 자율배상금 지급까지 완료한 것으로 언론에 보도됐다"며 "따라서 자율배상 관련 손실이 1분기 실적에 반영될 공산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1분기 중 대출성장과 순이자마진(NIM), 대손비용 등 경상 실적은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자율배상 규모가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KB금융과 신한지주, 하나금융은 실적이 컨센서스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하나증권은 KB금융과 신한지주, 하나금융의 자율배상 규모를 각각 8000억원, 3500억원, 2500억원 등 총 1조4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최 연구원은 "은행 전체 1분기 추정 순익은 약 5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2% 감소할 전망"이라며 "홍콩 ELS 관련 손실이 미미하거나 거의 없는 우리금융과 기업은행, BNK금융은 1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은행주가 연초 이후 30% 넘게 상승하기도 하는 등 단기 과열 양상을 보였고, 밸류업 모멘텀을 받았던 저 주가순자산비율(PBR) 종목들의 반등 탄력이 최근에는 대체로 약화되고 있는 데다, 홍콩 ELS 배상으로 실적도 컨센서스를 하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조정 흐름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과거처럼 급등 후 다시 반락하던 양상을 우려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며 "은행의 블록딜 여파 등이 수급 상황을 다소 반감시키고는 있지만, 외국인들의 은행주 매수세가 여전하고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가격 매력은 아직 매우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