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에서 20∼30등 하는 의사? 국민이 원치 않아'…의료계 발언 논란

MBC '100분 토론'서 경기의사회장 발언
성적 하위권 의사를 국민이 원하겠는가 지적

의대 증원과 의사 집단행동을 주제로 열린 TV 토론회에서 '반에서 20~30등 하는 의사를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의료계 인사 발언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21일 방송된 MBC '100분토론'에서 의사 측 인사로 나온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은 "지역의사제에서 성적 낮은 학생을 뽑아서 의무근무 시키면 근로 의욕도 떨어질 것이고, 그 의사한테 진료받고 싶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지역의사제로 성적이 많이 떨어지는 인재를 뽑을 수밖에 없다"며 "그 지역 인재를 80% 뽑아봐라. 지역에 있다고 해서 의대를 성적이 반에서 20~30등 하는 데도 가고, 의무근무도 시키고 (하는 것을)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해당 발언은 "국민들이 최상의 진료를 받고 싶은데, 정부가 '양'(量·의대 증원)으로 때우려 한다"고 비판하는 대목에서 나온 말이다.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발해 국내 5대 대형병원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사직서를 내는 등 의사들의 집단 반발로 인한 '의료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는 지난 19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모습.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앞서 의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의대 정원을 대폭 늘리면 의대 입학생들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그러나 사실상 의대 정원을 늘려도 반에서 '20~30등 하는 학생'이 의대에 가기는 어렵다. 지난해 기준 전국 고등학교의 수는 2379개다. 전교 3등까지를 다 합해도 7000명을 넘는다. 의대 정원을 정부 발표대로 5000여명까지 늘려도, 전교 3등까지는 해야 의대에 갈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저출산 여파로 최근 한 반의 학생 수가 20~30명가량에 불과해 이 회장이 언급한 20~30등이면 '최하위권'에 속한다.

따라서 정부가 의대 신입생을 특정 지역 출신으로 뽑는 '지역인재전형' 비중을 40% 이상에서 60% 이상으로 높이더라도 최상위권이 아니라면 의대 진학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의 발언을 두고 일각에서는 의사들이 가진 '엘리트 의식'이 공개석상에서 드러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박민수 복지부 차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반에서 20~30등'이라는 표현은 '지방에 있는 학생들은 공부를 못 한다'는 감성을 자극하는 것 같다"며 "지역인재전형 비중 확대가 의료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얘기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슈2팀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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