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제훈기자
청년층 200여만명이 가입한 '청년희망적금'의 만기가 본격 도래하면서 시중은행이 20조원 대의 수신 유치를 위해 고금리 특판·이벤트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정부가 '청년도약계좌' 연계가입의 길도 터놨지만 만기까지 5년이 더 소요되는 만큼 머뭇거리는 예금자의 수요를 잡기 위해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오는 3월12일까지 4조원 한도로 특판 상품인 '2014-1 공동구매 정기예금'을 판매한다. 공동구매 정기예금은 판매 기간 종료일까지 판매된 금액(잔액)에 따라 연 3.40%(판매액 100억원 이하), 연 3.50%(판매액 100억원 이상) 등을 차등 적용하는 상품이다.
이 상품은 청년희망적금 만기도래자를 염두에 둔 것이다. 청년희망적금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2년 2~3월 선보인 정책금융상품으로 이달부터 만기도래가 시작됐다. 가입일 기준 만 19~34세, 직전 연도 소득 3600만원 이하 청년을 대상으로 하며 기본·우대금리에 저축장려금까지 포함해 약 10%대의 금리를 제공한다. 저축장려금은 1년 차 납입액의 2%, 2년 차 납입액의 4%다. 2022년부터 최고액인 월 50만원을 2년간 납입했다면 만기일에 수령할 수 있는 최대금액은 1311만원을 찾을 수 있다. 청년희망적금엔 약 286만명이 가입했고 이 중 83만여명이 중도해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은행이 선보인 공동구매 정기예금은 금액이 100만원 이상 1400만원 이하로 한정했다. 청년희망적금의 최대 수령액과 유사하다. 또 이 상품은 청년희망적금 만기도래자에게 0.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이에 따른 최고금리는 연 4.0%다. 전날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정기예금 금리인 3.55~3.60%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신한은행도 오는 7월31일까지 '신한 청년희망적금 만기달성 축하 이벤트'를 진행한다. 신한은행은 가입일 기준 만 18~39세를 대상으로 기본이율 3.5%의 '청년 처음적금(월 납입 최대 30만원, 12개월 만기)'을 판매 중인데, 오는 7월 말까지 청년희망적금 만기도래자에게는 0.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급여 이체, 신한카드 실적, 신한 슈퍼 쏠(SOL) 회원가입 등 다른 우대조건을 충족시킬 경우 금리는 최대 연 6.50%까지 오른다. 이 외 다른 은행들도 청년층을 대상으로 5~6%대 고금리 적금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은행권이 이런 상품을 내놓고 있는 것은 청년희망적금 만기를 맞는 200여만명의 고객과 20조원에 이르는 예치금을 재유치하기 위해서다. 금융당국은 청년희망적금 만기도래자가 윤석열 정부 들어 출시된 정책금융상품 청년도약계좌에 가입할 수 있도록 연계가입의 길을 터놓고 있으나 만기가 5년인데다 예치 기간 중 일부는 변동금리가 적용돼 부담을 느끼는 청년도 적지 않다.
청년도약계좌는 만 19~34세 청년이 5년간 매월 40만~70만원을 불입하면 납입금액에 맞게 정부가 지원금을 매칭해 되돌려 주는 상품이다. 5년간 5000만원의 목돈을 형성해주자는 취지다. 연계 가입자들은 200만원~만기 수령액 범위 내에서 원하는 금액만큼 일시납입할 수 있다. 최대금액 약 1300만원을 일시납 한 경우 18개월간 납입한 것으로 인정받는다. 단, 예금액은 기존 상품과 동일하게 5년 만기를 기다려야 받을 수 있다.
당국에 따르면 지난 16일까지 15영업일 간의 연계가입 신청자 수는 41만5000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현재로선 청년도약계좌 연계신청은 순항하고 있고 향후 지속해서 제도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5년이란 시간이 소요되고 그사이 다른 투자도 가능하겠으나, 청년도약계좌는 금리나 매칭 지원금, 비과세 혜택이 유지된다는 강점이 분명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