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슬기나기자
미국 월가 대표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이어 UBS도 S&P500지수의 연말 전망치를 상향했다. UBS가 새롭게 제시한 5400은 현재까지 월가 주요 투자은행들이 내놓은 전망치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UBS는 20일(현지시간) 올해 말 기준 S&P500지수 전망치를 기존 5100에서 5400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조나단 골럽 UBS 수석 미국 주식 전략가는 투자자 메모를 통해 "우리의 (기존) 강세(bullish) 전망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강세가 아니라고 봤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종가 대비 8.5%가량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 앞서 UBS는 지난 1월에도 S&P500지수의 연말 전망치를 기존 4850에서 5150으로 높였었다.
최근 월가에서는 기업 실적 개선, 미 경제의 연착륙 전망 등을 바탕으로 뉴욕증시가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확산하고 있다. 앞서 골드만삭스가 S&P500지수의 연말 전망치를 5200으로 높이면서 강세론자 대열의 전면에 합류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를 비롯한 일부 투자은행들도 상향조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투자은행이 공통으로 내놓는 상향 배경은 바로 기업 실적이다. 팩트세트에 따르면 S&P500 상장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수익 증가폭은 한 달 전만 해도 1.9%로 전망됐으나, 현재 3.2%로 추산되고 있다. 올해 연간 기준으로 수익 증가폭은 10%를 웃돌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에 UBS는 고금리 장기화 우려를 부추기는 인플레이션마저도 기업 실적에 나쁜 것만이 아니라는 분석을 내놨다. 골럽 수석전략가는 "실적은 명목달러로 측정된다. 달리 말하면 높은 인플레이션은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예상을 웃도는 소비자물가지수(CPI) 등으로 시장 매도세가 확인된 것 역시 미래 수익률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는 진단이다. 그는 최근 경제지표들이 소비자 탄력과 경기 회복을 시사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해지면 (기업의) 가격결정력이 높아져 마진에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공개된 UBS의 전망치는 야후파이낸스가 취합한 월가 주요 투자은행 14곳 중 가장 높다. UBS에 이어 골드만삭스, 오펜하이머 자산운용, 펀드스트랫 글로벌 어드바이저가 각각 5200을 제시했다. 시티는 5100, BoA는 5000으로 전망했다. 가장 낮은 전망치를 내놓은 곳은 JP모건(4200)이다. 이들 투자은행 14곳의 평균치는 4951을 나타냈다.
인공지능(AI) 랠리,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전환 기대감에 힘입어 최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S&P500지수는 다시 5000선 아래로 밀린 상태다. 시장에서는 다음날 공개되는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엔비디아 실적 등을 대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