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제일기자
설 연휴 기간 재미로 수갑을 찼다가 빼지 못해 3일 동안 차고 다닌 10대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19일 강원경찰청은 지난 11일 강원도 원주의 한 식당에서 수갑을 찬 남성이 밥을 먹고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은 A군을 식당 밖으로 데리고 나와 수갑을 찬 경위를 파악했다. A군은 명절 연휴 장난으로 수갑을 찼다가 열쇠가 없어 풀지 못해 3일간 차고 다녔다는 취지로 말했다.
경찰은 출동 당시 모습이 담긴 영상을 경찰청 유튜브를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영상을 보면 A군은 당시 한 손에 수갑을 찬 채 식당에서 식사 중이었다. 그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주워서 찼다가 이렇게 됐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수갑을 차면 다른 사람한테 오해받을 수 있다"며 "경찰제복법이 신설돼서 경찰 장비나 유사 장비를 착용하거나 소지하면 안 된다"고 했다.
이에 A군은 "이거 진짜 경찰 수갑이냐"고 물음에 경찰관은 "경찰 수갑은 아니더라도 수갑"이라고 답했다. 결국 A군은 경찰제복 및 경찰장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경찰 조사 결과 A군이 착용한 수갑은 2000년대 초반에 제작된 구형 수갑으로 판별됐다. 현재 사용 중인 신형 수갑과 달리 일련번호가 없어 정확히 어느 기관에서 사용했는지는 확인되지는 않았다.
지난 2021년부터 시행된 경찰제복법은 제9조에서 '누구든지 유사경찰제복을 착용하거나 사용 또는 휴대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한 자는 6개월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다만 문화, 예술 공연이나 정부에서 주관하는 각종 기념일을 비롯해 범죄 예방이나 교통안전 등 안전 문화를 위한 교육, 광고 활동 시에는 예외 된다는 규정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