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영기자
일본 증시가 사상 최고치 경신을 향해 랠리를 이어가는 가운데 자산운용사들의 엔화 매도 포지션 계약이 8개월 만에 약 20% 상승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이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달 13일 기준 자산운용사들의 엔화 매도 포지션 계약은 약 12만2000건으로 지난해 6월 20일 약 10만건보다 20% 늘어났다. 또 토픽스100지수와 엔화 포지션 간의 상관계수는 -0.56을 기록했다. 이는 202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며, 자산운용사를 포함한 해외 투자자들이 일본의 대형주에 투자할 때 환위험을 헤지하는 전략을 펴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같은 환위험 헤지 전략은 현재 유효하게 먹히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27% 상승률을 기록했던 토픽스100지수는 올해에만 14% 상승하며 199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일본 내각부 고위 관계자도 일본이 소비자 물가 하락에 대한 승리를 선언하기 전 마지막 코너에 있다고 말하는 등 시장의 낙관론에 힘을 보탰다.
또 엔화 가치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달러 대비 6% 하락하며 2024년에 반등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과 다소 상반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통신은 시장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접고, 일본은행(BOJ)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 유지를 전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BNP파리바 자산운용의 멀티에셋 퀀트 솔루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웨이 리는 "우리는 일본 주식을 좋아한다"며 "엔화가 약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우리의 주식 포지션에 대한 환 헤지를 통해 전체 포트폴리오 자산 가치를 보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이와 증권의 수석 통화 전략가인 이시즈키 유키오는 "일본 주가가 상승하면 해외 투자자들이 주식 차익을 헤지하기 위해 엔화를 매도하려는 수요가 증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BOJ의 금리 인상이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추측과 Fed의 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바탕으로 시장이 엔화 가치의 저점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