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정인턴
강남에 위치한 신축 아파트 여자 사우나에 비치된 고가의 헤어드라이어가 잦은 도난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헤어드라이어로 교체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앞서 아파트 측은 분실된 헤어드라이어를 중저가형 헤어드라이어로 대체하겠다고 공지했지만, 이에 입주민들이 반발해 10만원대의 고가형 드라이어로 대체했다는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또한 입주자들이 사우나에서 도난당한 것은 드라이기 뿐만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강남 아파트 사우나 근황'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지난 14일 강남의 신축 아파트 여자 사우나에서 약 50만원 상당의 다이슨 헤어드라이어(슈퍼소닉)가 잦은 도난으로 인해 중저가 제품으로 교체되고 있다는 공지를 잇는 글이다. 앞서 올라온 글에 첨부된 공지글을 보면, 해당 아파트 남자 사우나에도 여자 사우나와 마찬가지로 동일 제품 헤어드라이어가 배치되어 있었으나 도난은 단 한 건도 없는 것이 보인다. 이에 누리꾼들은 "거지 근성 어디 안 간다", "강남 산다고 다 잘 사는 건 아닌가 보다"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된 헤어드라이어 도난 사건은 중저가 헤어드라이어 제품으로 교체가 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는 듯했으나, 15일 올라온 후기 글이 논란을 재점화시켰다. 도난된 헤어드라이어를 대체하기 위해 배치된 국산 유닉스 헤어드라이어를 성능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없애고, 그 자리를 또 다른 고가의 헤어드라이어로 대체했기 때문이다.
해당 아파트 거주자들만 가입 가능한 카페에는 '유닉스 헤어드라이어 말고 다른 제품으로는 안 될까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많은 관심을 받았다. 입주민 A씨는 "지금 설치된 유닉스 드라이기는 성능이 너무 안 좋다. 오늘만 해도 유닉스 드라이기를 쓰다가 한숨을 쉬고 나가는 분들도 있었다. 심지어는 다이슨 드라이기에 줄을 서는 경우도 봤다"며 "비싼 드라이기를 구비해달라는 것이 아니고, 추후 추가 헤어드라이어를 구매하실 때 출력이 높은 것으로 구매를 부탁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해당 아파트는 유닉스 드라이어 대신 JWM 드라이어를 배치하기로 협의했다. 유닉스 드라이어의 경우 비교적 저렴한 3만원대지만, JWM 드라이어는 유닉스 드라이어의 세 배인 11만원대의 고가형 드라이어다.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다이슨 헤어드라이어가 여성 사우나에서만 분실되었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여성을 비하하는 글들이 잇따랐다. 하지만 입주민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보면, 해당 아파트에서 도난당한 것은 드라이어뿐만이 아니었다. 여성 사우나의 경우 드라이어를 도난당했지만, 남성 사우나의 경우 빗을 모두 도난당했다.
해당 아파트에 거주 중인 입주민 B씨는 "남자 쪽은 기존 빗들이 보이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빗을 지참하게 하는 것은 어떠한가"라고 말했다. 이에 커뮤니티 운영실장은 "빗은 남녀 (사우나) 모두 없어졌다. 사실 공용 빗이 위생상 좋지 않고 타 아파트를 보니 많이들 없어져서 두지 말았으면 했는데, 불편하시다는 민원이 있어 좋은 빗으로 비치해 뒀다"라며 "곧 지나지 않아 모두 사라졌다. 그래서 향후 따로 두기보다 각자 빗을 지참해 사용하는 것이 어떨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