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경기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자신과 비슷한 취향이나 가치관을 가진 인플루언서를 따라 물건을 사거나 소비한다. 때로는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추천한 제품을 믿고 그대로 구매하기도 한다. 바로 '디토(Ditto) 소비'다.
디토소비란 '마찬가지' '나도'라는 뜻을 가진 단어 '디토'와 '소비'가 합쳐진 말이다. 특정 인물이나 콘텐츠, 유통채널 등을 추종해 제품을 구매하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의미한다. 이는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에 방점을 두고 가격과 만족도 등을 꼼꼼하게 따져 소비하는 '가치소비'에 반대되는 개념이다. 그렇다고 자신의 취향은 무시한 채 단순히 맹목적으로 유명 스타나 인플루언서를 따라 했던 과거의 '모방소비'와는 다르다.
흔히 자신과 비슷한 외모, 비슷한 취향의 뷰티 인플루언서가 추천하는 메이크업 제품을 구매하거나 패션 인플루언서가 추천하는 패션 아이템을 구매하는 것이 디토소비의 대표적인 예다.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한 특정 소품을 구매하거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음식을 먹는 것도 디토소비에 해당한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부상한 인플루언서와 영화, 드라마, 예능 등 콘텐츠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를 따르는 팬들의 소비 또한 디토소비의 일종으로 분류된다.
디토소비가 확산하게 된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오늘날 상품의 종류와 유통채널, 정보가 너무나 다양해지고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무수히 많아지면서 오히려 특정한 제품을 선택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자신이 정보와 대안을 탐색해가며 선택한 제품이 실패하게 될까 두려워하다 보니 다른 사람이나 콘텐츠의 소비에 동조하는 경향이 커졌다는 것이다. 김난도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2024년 10대 소비 트렌드' 중 하나로 이같은 디토소비를 뽑기도 했다.
디토소비는 소비자가 제품을 찾고 고르는 데 들이는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타인의 소비를 그대로 따라해 무분별한 소비 패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