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정인턴
미성년자에게 술을 판매한 뒤 주류 단속에 걸려 영업정지를 당한 업주가 해당 청소년들이 반성 없이 여전히 음주를 하고 다닌다는 사연을 전해 논란이 되고 있다.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청소년은 무죄, 난 벌금 3000만 원, 이게 공정한 사회인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족발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는 A씨는 "크리스마스 날 미성년 주류 단속에 적발됐다"며 운을 뗐다.
A씨는 "(크리스마스 당일) 밤 10시 30분쯤 이미 술에 취한 여성 두 명이 가게에 방문했다"라며 "이미 술에 취한 상태였고, 노출이 있는 옷과 진한 화장을 해 아르바이트생(알바생)은 그들을 성인으로 생각했다. 크리스마스라 바쁜 나머지 주민등록증 검사를 못 했다고 한다. 더구나 제가 운영하는 식당은 가격대가 있고, 메뉴도 족발이라 10대가 주 고객도 아니었기에 방심한 것 같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저는 홀이 아닌 주방에 부족한 일손을 채우느라 바깥일은 인지를 못 하고 있었다"라며 "돈 벌자고 고의로 10대에게 술과 족발을 파는 행위를 할 이유는 정황상 전혀 없었다"라고 말했다.
A씨는 "알바생의 실수로 처벌을 받게 된 것이 억울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제 가게에서 벌어진 일이고 법은 법이니 겸허히 받아들이려 노력하고 있다"며 "해당 스무살 알바생은 죄인처럼 오들오들 떨면서 죄송하다고 한다. 하지만 다른 직원들과 사이가 돈독해서 그만두지 않고 출근을 했고, 저는 그 알바생을 탓하는 마음이 전혀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A씨 가게에서 음주를 해 벌금을 물게 한 미성년자가 계속해서 음주를 한 사실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는 것을 알게 된 A씨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고 한다.
A씨는 "우리 가게에서 적발이 되고 3일이 지났는데도 반성은 커녕 다른 술집에서 술과 안주를 찍은 사진을 인스타 스토리에 게시했다"며 "연말과 신년 초는 물론이거니와, 어제도 술과 안주 사진을 스토리에 올렸으며 술집에서 찍은 친구와의 사진도 올렸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우리 가게 알바생이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그 여자애들을 목격했다더라. 혹시 착각 일수도 있겠다 싶어서 그 여자아이들 SNS에 들어가 봤는데 역시나 술과 안주를 찍은 사진을 올렸다"라며 "그들이 거의 보름 동안 돌아다닌 술집만 해도 열 군데가 넘는다"고 말했다.
A씨는 "어른들을 속이면서 시한폭탄을 들고 술집을 누비고 다니는 미성년자들은 무죄이며 매일 술집을 들락거리고 있다"라며 "어디 후미진 곳에서 몰래 마시는 것이 아니라 메인 거리에 위치한 술집에서 어른 행색을 하고 어른들을 속이며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운다. 그 미성년자들은 법에 의해 나라에서 떠받들어주며 보호해준다"고 분노를 표했다.
이후 A씨에게 전화를 건 미성년자들은 "전자담배 챙기러 갈 테니까 잘 챙겨 놓으라"고 당부했다. 이에 A씨는 "술을 마시고 다니는 것이 얼마나 당당하고 어른이 무섭지 않으면 이런 말을 하는 걸까"라고 씁쓸함을 표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런 내용을 접할 때마다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 "점주 입장에서는 영업정지도 천불이 날 텐데 벌금도 내야 하는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언제까지 저런 청소년들을 오냐오냐하고 내버려 둘 건지 미래가 암담하다", "그 미성년자 부모들이 벌금 내게 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지난달 법제처는 구매자 나이 확인과 관련된 사업자의 부담을 완화하는 내용 등을 포함한 '청소년 보호법' 등 6개의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개정안에는 청소년이 위·변조 혹은 도용 신분증을 사용했거나 폭행·협박 등으로 청소년임을 확인하지 못한 경우, 영업정지 등 사업자에 대한 제재 처분을 면제할 수 있는 규정이 포함되어 사업자의 부담을 면제할 수 있는 규정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