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기자
독일 및 중부 유럽 최대 허브공항인 프랑크푸르트 공항이 폭설과 혹한으로 활주로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수백편의 항공기 운항이 지연, 중단되는 피해를 입었다. 북유럽 지역을 뒤덮은 한파가 이어지면서 피해 지역은 더 확대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은 이날 성명을 통해 프랑크푸르트에서 출발 예정이던 항공기 1030편 중 약 700여편이 결항됐다고 밝혔다. 이로인해 11만5000명 규모 승객의 발이 묶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는 혹한과 폭설로 항공기 운항이 어려워지면서 18일에도 항공편이 무더기 결항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프랑크푸르트 공항 외에도 혹한이 덮친 독일 전역의 공항은 사실상 마비상태에 빠졌다. 뮌헨에서도 250편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독일 서부 뒤셀도르프 공항과 쾰른-본 공항에서도 항공편 지연과 결항이 이어졌다. 자르브뤼켄 공항은 아예 폐쇄됐다.
독일에서는 항공편 뿐만 아니라 육상교통도 마비되고 있다. 국영철도 도이체반은 많은 장거리연결 노선이 취소됐고, 고속 ICE 열차의 최대 속도가 시속 200㎞로 제한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독일 서부와 남부 전역에 내린 눈·비로 도로가 빙판길로 변하면서 추돌사고도 잇따르고 있으며, 독일 전역의 학교 및 유치원들에 휴교령이 내려지고 많은 회사들은 재택근무로 전환하고 있다.
최소 이번 주말까지 혹한 피해는 그치지 않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독일 기상청은 폭설과 혹한으로 인해 17일~18일 사이 독일 남부 대부분 지역에 블랙아이스(도로결빙) 경고를 발령다. 독일 중부 일대에는 대설특보가 발효된 상태다.
독일 뿐만 아니라 기습 한파가 몰아친 북유럽 전역으로 피해가 확대되고 있다. 노르웨이 오슬로 공항은 폭설로 인해 이날 오전부터 공항이 폐쇄됐다. 스웨덴의 예테보리 란드베테르 공항에서는 암스테르담으로 향하던 비행기가 활주로에서 미끄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영국에서는 100개 이상의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졌다.
북유럽 전역은 지난주부터 영하 40도 이하의 기록적 한파가 휘몰아쳤다. 스웨덴 북부 라플란드는 영하 43.6도, 노르웨이 북부 케우토케이노는 영하 43.5도를 기록해 각각 25년만의 최저 기온을 경신했다.
이번 유럽 한파는 3년여만에 시작된 대규모 엘니뇨 현상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엘니뇨는 적도 주변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현상이다. 지역마다 각종 기상이변이 나타나는데, 특히 겨울철 강수량 증가, 한파 등을 몰고 온다고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