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기관 9135억원 매도…코스피 2달 상승분 '반납'

외국인과 기관 수급 악화…1조 가까이 팔아
낮아진 금리 인하 기대감, 북한 리스크 때문
코스닥, 1408종목 하락…역대 최대 수준 육박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공세에 코스피 지수가 2달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17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1.69포인트(2.47%) 내린 2435.90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1월 14일(2433.2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스피 지수는 '산타 랠리' 등 2달 가까이 상승 곡선을 그리다가 지난 2일 2645.47을 기록한 뒤 우하향했다. 17일 포함해 올해 들어 12거래일 중 2일을 제외한 10거래일이나 하락했다. 결국은 2달 치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투자 주체별로 보면 외국인이 9022억원을 팔아치웠다. 기관도 113억원을 팔았다. 개인은 홀로 8516억원을 사들였다.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지난해 7월 26일 9465억원 이후 6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7월 26일은 당시 '황제주'였던 에코프로가 장중 한때 153만9000원까지 치솟았다가 122만8000원으로 거래를 마치 이차전지 열풍이 꺼지기 시작한 날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강경 발언으로 불거진 지정학적 리스크, 크리스토퍼 월러 연방준비위원회(Fed) 이사의 조기 금리 인하 신중론이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을 악화시킨 원인으로 지목됐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2.4원 급등한 1344.20원에 마감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의 약세 원인은 크게 3가지"라며 "올해 들어 약 7조원에 가까운 기관의 순매도, 삼성전자의 4분기 및 2023년 잠정실적 발표 이후 이익 모멘텀 약화로 인한 투자 심리 위축, 이스라엘과 하마스간의 전쟁 장기화와 대북 리스크의 확산 등 지정학적 불안"이라고 했다. 그는 "당분간은 국내 주식에 대한 비중 확대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역점을 두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낮아진 금리 인하 기대감과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해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했다"고 했다. 실제로 17일 0.19% 상승한 통신업을 제외한 모든 업종이 모두 내림세였다. 특히 철강 및 금속(-3.45%), 화학(-3.45%), 기계(-3.08%), 의료정밀(-3.02%) 등은 3%가 넘는 하락 폭을 보였다.

종목별로 보면 852개의 종목이 하락했고, 상승은 72개, 보합이 13개였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대부분 약세였다. 삼성전자(-2.20%), LG에너지솔루션(-2.62%), 현대차(-2.36%) 등이 2%대 내렸고, 셀트리온(-5.07%), 네이버(-4.78%), POSCO홀딩스(-4.23%) 등은 4~5%대 하락으로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21.78포인트(2.55%) 내린 833.05로 마감했다.

투자 주체별로 보면 외국인이 1778억원을 팔았다. 개인이 1734억원, 기관이 145억원을 각각 사들였다.

1702종목 가운데 1408종목이 내림세, 183종목이 오름세, 111종목이 보합이었다. 실리콘밸리 은행(SVB) 파산 여진으로 코스닥 일간 하락 종목 수가 역대 최다(1446개)였던 지난해 3월 14일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당시는 '검은 화요일'로 불렸던 날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보면 에코프로비엠(-4.89%), 셀트리온제약(-4.96%), LS머트리얼즈(-5.04%)가 4~5%대 하락으로 마감했다.

증권자본시장부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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