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보 하루천자]눈·비 와도 걱정 없는 '비닐하우스 황톳길'

서대문구 안산·성남 율동공원 황톳길
온풍기, 조명기구 등도 설치해둬

추운 겨울, 눈·비가 내리거나 기온이 떨어져도 걱정 없이 맨발로 걸을 수 있는 ‘황톳길’이 하나둘 생기고 있다. 겨울철에는 통상 노면 동결, 동상 등 안전사고 발생 우려를 이유로 황톳길들이 문을 닫는다. 그러나 ‘운영을 지속해달라’는 민원이 이어지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이 황톳길에 ‘비닐하우스’를 설치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안산 황톳길이다. 지난 8월 문을 연 안산 황톳길은 하루 평균 2300여명의 시민들이 찾아올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에 서대문구는 겨울철에도 시민들이 황톳길을 즐길 수 있도록 450m 구간에 비닐하우스를 만들었다. 지난달 11일에는 전국 최초 황톳길 비닐하우스를 기념하며 개장 행사를 진행했다. 개장일에 비가 오고 강한 바람이 불었지만 이성헌 서대문구청장, 연희동 주민 등 행사 참석자 50여명은 불편함 없이 맨발로 황톳길을 걸었다.

서대문구 관계자는 “겨울이 되면서 여름·가을보다 방문자 수는 줄었으나 여전히 황톳길을 찾아오는 분들이 있다”며 “기존 세족장들은 동파 우려 때문에 운영하지 않지만 화장실 쪽에 간이 세족장을 마련하는 등 편의시설을 마련해뒀다”고 설명했다.

경기 성남 분당구에 있는 율동공원 맨발 황톳길 73m 구간에도 지난 2일 비닐하우스가 설치됐다. 성남시는 당초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율동공원 황톳길을 포함한 지역 내 맨발 황톳길 여섯 곳에 대해 3월까지 휴장한다고 공지했다. 맨발 황톳길 훼손이나 무분별한 이용을 통제하기 위해 마대 재질의 덮개를 씌워 관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하루 평균 2000여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였던 맨발 황톳길에 대한 동절기 운영 민원이 제기되면서 율동공원 맨발 황톳길 740m 중 일부를 겨울철 시범 운영 구간으로 지정·조성했다. 비닐하우스 안 황톳길 곳곳에는 온풍기 2대, 조명기구 20개 등을 설치했다. 이용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기존에 설치된 세족장은 동파를 우려해 수도관 물을 빼내고 단수 조치를 했다. 이에 인근 화장실에 온수기와 샤워기 등을 달아 임시 세족장을 따로 만들었다. 맨발 황톳길에서 임시 세족장으로 가는 약 100m 구간에는 발판을 깔고, 슬리퍼까지 비치했다.

성남시 관계자는 “비닐하우스 안 맨발 황톳길은 비가 와도 눈이 와도 시민들이 사계절 맨발 걷기를 할 수 있는 힐링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중기벤처부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