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진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정책 종료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수출 경기가 나아지며 소비자심리지수가 5개월 만에 상승했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9.5로 전월 대비 2.3포인트 상승했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 가운데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 지표로 장기 평균치인 기준값(100)보다 낮으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CCSI는 지난 8월(103.1), 9월(99.7), 10월(98.1), 11월(97.2)까지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다 이번에 5개월 만에 반등했다. 금리 인상 여파로 얼어붙었던 소비 심리가 최근 Fed의 내년 금리 인하 가능성, 수출 경기 호전, 물가상승폭 둔화 등에 따라 회복 조짐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금리수준전망지수는 107로 한 달 새 12포인트 떨어지며 올해 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간 오름세를 지속하던 시중금리가 미국의 금리 인상 종료 기대 등으로 안정되는 흐름을 보인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이유로 금리수준전망지수는 지난달에도 9포인트 하락한 바 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9포인트 하락한 93으로 나타났다. 대출 규제 강화 전망과 고금리 지속 등에 영향을 받아 전국 주택 매매 가격 상승 폭이 두 달 연속 둔화하고, 거래량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간 탓이다.
물가수준전망지수는 146으로 전월 대비 3포인트 떨어졌다. 석유류 가격 하락 폭이 확대됨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면서 하락했다. 최근 국제유가는 중국 등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원유 수요 감소 등으로 안정됐으며, 이를 반영해 석유류 가격이 11주째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향후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2%로 전월보다 0.2%포인트 떨어지며 1년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 10월 8개월 만에 상승 전환한 후 지난달에는 같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이달 하락했다. 경기와 물가 둔화 전망이 커진 탓이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 비중은 공공요금(65.2%), 농축수산물(43.5%), 석유류제품(25.3%) 순이었다. 전월에 비해서는 농축수산물(+4.1%포인트), 개인서비스(+3.6%포인트)의 응답 비중이 증가한 반면, 석유류제품(-12.6%포인트) 비중은 감소했다.
황희진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여전히 농산물과 외식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공공요금 인상 가능성과 국제유가 변동성이 잠재된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기대인플레 하락이 흐름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