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금리 인하 전망에…엔화 내년 상반기 130엔대 갈 것

Fed, 상반기 금리 인하 전망
미·일 금리 격차 좁혀져
예상보다 시점 빨라질 듯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년 상반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면서 엔화 가치가 130엔대에 도달할 시점이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로 미·일 금리차가 줄어들 경우 엔화 가치가 현재보다 더 뛸 것이라는 판단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18일 Fed가 내년 금리 인하를 공식예고하면서 시장이 엔·달러 환율이 내년 상반기에 130엔대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엔·달러 환율은 13일(현지시간) Fed의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직후인 오후 3시께 141.38엔까지 하락했다. 이날 오전9시40분 기준 도쿄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는 142.33엔에 거래되고 있다.

당초 시장이 엔·달러 환율이 130엔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던 시점은 내년 하반기였다. 그러나 Fed의 비둘기파(통화완화)적인 행보에 내년 상반기 금리 인하를 점치는 시장의 전망이 한층 강화되면서 엔·달러 환율 관련 전망도 시기가 앞당겨졌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내년 3월 또는 5월에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인하할 가능성을 각각 78%, 97% 이상으로 반영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3분기 금리 인하를 예상해왔으나 FOMC 이후 6월로 전망 시기를 앞당겼다.

시장은 Fed가 상반기에 금리를 내릴 경우 미·일간 금리 격차가 좁혀지면서 같은 시기 엔화 가치도 상승세를 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의 경영컨설팅 회사인 마켓 리스크 어드바이저리의 후카야 쿄지 선임 연구원은 "이전에는 엔·달러 환율이 내년 상반기 140엔에서 150엔대 사이를 기록하다가, 하반기에 진입하면서 130엔대에서 140엔대 사이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면서 "예상했던 시점(환율이 130엔대로 하락하는 시점)보다 반년 정도 앞당겨졌다"고 설명했다.

미즈호 증권의 우에노 야스야 마켓 이코노미스트도 "파월 Fed 의장의 발언 여파로 내년 상반기 달러당 엔화 가치가 130엔대에서 140엔대로 오른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달러당 엔화 가치가 130엔대 이상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일본 경제가 엔저로 확대된 무역적자가 엔 매도를 부추겨 다시 엔저를 야기하는 이른바 ‘엔저 악순환의 굴레’에 빠져있어서다. 일본의 무역수지와 서비스 수지 합계는 2021년 7월 달러당 엔화 가치가 110엔대 이하로 하락하는 이른바 엔저 시기에 진입한 이래로, 지난 9월을 제외하고는 적자를 만회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는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과 사상 초유의 엔저 사태가 맞물리면서 적자 폭이 더욱 확대됐다. 지난 10월 들어서는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고 관광객이 늘면서 적자 폭이 다소 줄어들었다.

향후 주요국들의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일본의 무역 시장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돼, 엔화 가치 상승에 제동을 걸 것이라는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주요국의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경우 해외 자본이 일본보다 유동성이 넘치는 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며 "자본이 해외로 유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미일 금리차가 축소돼도 예전(2021년 전)처럼 엔화 가치가 110엔대를 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제1팀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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