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천자]논어에서 배우는 지혜, '사람 공부'<4>

편집자주조윤제 고전연구가가 그동안 수없이 언급되고 또 해석돼 온 <논어>를 다시 꺼내든 이유는, 인류사의 '위대한 스승'으로 치부되며 이상적으로만 묘사되던 공자의 '인간적' 면모를 정직하게 드러내고자 함이다. 공자같이 위대한 인간도 실수를 하고, 때로는 제자들과의 관계를 통해 새로운 배움을 얻었다. 끊임없는 배움을 통해 '수정 가능한 인간'이 돼야 우리는 사람 공부에 도달할 수 있고, '위대한 인간'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 공자가 황제, 제자, 농사꾼 등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얻은 지혜와 그에 대한 여러 해석을 전하는 이 책은 공자처럼 매일 성찰하는 삶이야말로 '사람다운 삶'의 첩경임을 이야기한다. 글자 수 967자.

先有司 赦小過 擧賢才(선유사 사소과 거현재)

"먼저 실무자에게 일을 분담해 맡기고, 작은 잘못은 용서해주며, 현명한 인재를 등용하라."-자로

(중략)

예문은 좋은 관리가 되기 위한 세 가지 방법으로, 오늘날도 유용하다. 먼저 공자는 '선유사(先有司)', 즉 "부하직원에게 일을 시킬 때 솔선수범하라"고 가르친다. 높은 자리에 있다고 해서 가혹하게 일만 시키고 자신은 권위만 내세운다면 아무도 따르지 않는다. 공자의 말이 핵심을 찌른다.

"군자는 섬기기는 쉽지만 기쁘게 하기는 어렵다. 소인은 섬기기는 어렵지만 기쁘게 하지는 쉽다(군자이사이난열야 소인난사이이열야·君子 易事而難說也 小人難事而易說也)."

군자는 부하들의 능력에 맞춰 일을 시키고, 모든 일을 공평무사하게 처리하므로 밑에서 일하기는 쉽다. 반면에 소인은 부하에게 일을 시킬 때 그의 능력을 보지 않는다. 무조건 성과 내기를 강요하기에, 부하가 상사의 명령에 따르기 위해서는 편법과 불법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 상사는 그 과정의 정당성은 고려치 않고 일의 성과만을 기뻐한다. 설사 능력이 없어도 달콤한 감언이설이나 비위를 맞추는 행동에 상사가 쉽게 넘어가기 때문에 기쁘게 하기는 간단한 일이다.

그다음 '사소과(赦小過)'는 "부하의 작은 잘못은 관대하게 용서하라"는 뜻이다. 사람은 누구나 크고 작은 잘못을 저지른다. 그 잘못을 거듭하기도 한다. 심지어 공자까지도 "잘못을 고치지 못하는 것이 잘못이다"라고 말했을 정도다. 잘못을 저질렀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잘못을 고치는 것이다. 그리고 더 좋은 방법을 찾아 개선해나가는 것이다. 만약 부하의 작은 잘못까지 마음에 두고 잊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만회할 기회를 찾지 못하고, 그 앞날까지 막히게 된다.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없고 사람이 너무 엄격하면 따르는 사람이 없다." <명심보감>에 실려 있는 말이다. 자신이 깨끗하다고 해서 부하에게 지나치게 엄격하게 대한다면 원망이 생기게 되고 결국 아무도 따르지 않게 된다.

-조윤제, <사람 공부>, 청림출판, 1만8500원

산업IT부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