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해영기자
미국 대통령 재집권 첫날 독재자가 될 것이라는 발언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또 다시 독재자 발언을 꺼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기 집권에 성공할 경우 독재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열린 뉴욕 공화당 갈라 만찬 행사에서 "오늘 뉴욕타임스에서 내가 독재자가 되려고 한다고 보도했으나 나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단 하루만 독재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며 "국경장벽을 건설하고, 석유 시추를 재개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는 너무나 많은 상처를 입고 고통받고 있는 미국을 구해내고자 한다"며 "내 대선 캠페인은 부패한 정치 집단으로부터 우리나라를 구해내는 정당한 십자군 전쟁"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폭스뉴스에 독재자 발언을 했다. 민주당과 공화당 일각에서 자신이 재집권할 경우 독재 위험이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 "'당신은 독재자가 되지 않을 것이죠. 맞느냐'고 묻는데 아니다, 아니다, 아니다. (취임) 첫날만 빼고"라며 "첫날에는 멕시코와 남부 국경을 차단하고 석유 시추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캠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캠페인에서 적극 부각하고 있다. 줄리 차베스 로드리게스 바이든 선거대책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는 자신이 재선되면 무엇을 할지 정확히 말해왔다"며 "오늘 자신이 첫날부터 독재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미국인들은 그 말을 믿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공화당 소속의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두둔하고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입장을 밝힌 그는 이날 방송된 CBS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보고 독재나 파시스트 출현을 우려한다는 사회자의 지적에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가 선거운동에서 해야 할 일은 재건, 복구, 쇄신이어야 한다"며 "그것(선거운동)이 복수에 대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