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보다 우수' AMD, AI반도체 신제품 승부수…MS·메타에 공급

AMD, 엔비디아 H100 직접 비교하며 성능 자랑
리사 수 CEO "4년 내 AI 반도체 시장 527조로 성장"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필수적인 반도체의 중요성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가운데 AMD가 AI용 반도체인 '인스팅트 MI300' 시리즈를 6일(현지시간) 공식 출시했다. AI 반도체 시장을 선점한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AMD는 GPU 처리 속도와 능력을 한층 강화해 맞설 계획이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엔비디아 H100과 직접 비교한 AMD…"MI300X 성능 뛰어나"

AMD는 이날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기술 행사를 열고 서버와 PC에 사용 가능한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신제품 '인스팅트 MI300X'와 중앙처리장치(CPU)와 GPU의 결합 형태인 '인스팅트 MI300A'를 공개했다. AMD는 앞서 지난 6월 인스팅트 MI300 시리즈를 발표하고 연말부터 본격 출시에 들어간다고 밝힌 바 있다.

두 제품 모두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교육, 운영하는 데 사용되는 AI용 반도체다. 특히 AI 기술 개발의 핵심인 GPU 신제품인 MI300X는 192GB HBM3를 탑재해 이전 M1250X 버전보다 메모리 용량이 1.5배 크고 메모리 용량과 에너지 효율성을 개선했다고 AMD는 소개했다.

AMD는 MI300X가 현재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AI GPU인 엔비디아의 H100과 비교하며 자사 제품이 성능이 뛰어나다는 점을 강조했다. H100과 비교했을 때 MI300X는 트랜지스터가 1500억개 이상 더 많이 담겼고 메모리도 2.4배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 메타플랫폼의 LLM인 '라마2(Llama2)'를 훈련하는 과정에서 H100보다 추론 능력이 1.4배 정도 더 뛰어났다고 설명했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LLM의 크기와 복잡성이 지속해서 증가하면서 방대한 양의 메모리와 계산 능력에 필요하다"면서 "GPU의 성능이 AI를 적용하는 데 있어서 단일 요소로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우린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MI300X를 두고 "세계에서 가장 성능이 뛰어난 가속기(accelerator)"라고 강조했다.

AMD는 오라클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등 주요 데이터센터에 인스팅트 MI300X GPU를 공급할 예정이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

MS는 지난 11월 연례 개발자 행사 '이그나이트'를 통해 인스팅트 MI300X 8개를 탑재한 서버에서 실행되는 '애저 ND MI300x 가상머신 인스턴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메타도 MI300 프로세서를 데이터센터에 배치하겠다고 발표했고 오라클도 클라우드에 AMD 칩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AMD 성장 속도 빨라…"AI 반도체 산업 규모 4년 뒤 527兆" 전망

AMD는 엔비디아가 장악한 AI GPU 시장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경쟁자로서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AMD가 AI 컴퓨팅 분야에서 엔비디아의 지배력에 도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AMD는 엔비디아보다 성능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겠다는 입장이다. AMD는 이날 신제품의 판매 가격을 공개하지 않았다. 대신 엔비디아의 AI 반도체가 약 4만달러 수준인 점을 감안해 수 CEO는 AMD 반도체가 경쟁사 제품보다 저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AI 반도체 시장에서 AMD의 성장세는 '강자'인 엔비디아보다 빠르다.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판매 측면에서 보면 엔비디아는 관련 매출이 2020년 67억달러에서 2022년 150억달러로, AMD는 17억달러에서 60억달러로 증가했다. 절대 규모로는 아직 엔비디아의 매출이 AMD의 두 배 이상이지만, 이 기간에 매출 증가 폭은 엔비디아가 123.9%, AMD가 252.9%로 AMD가 더 빨리 성장하고 있다.

수 CEO는 이날 행사에서 AI 반도체 산업 규모가 2027년까지 4000억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8월까지만 해도 1500억달러라고 예측했는데 불과 4개월 만에 이를 두 배 이상으로 조정한 것이다. AMD는 가속기 매출은 2024년 20억달러를 넘길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엔비디아는 내년 2분기에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AI GPU 신제품 'H200'을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H100의 성능을 90%가량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2팀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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