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채석기자
국내 매출 500대 기업 중 272곳 차입금이 2년 새 165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도합 953조원에 달한다. 차입금은 기업들이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부채를 말한다. 차입금 의존도는 자산 대비 차입금 비중이다. 30% 이상이면 재무 위험이 커진 것으로 해석한다.
6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500대 기업 중 2021~2023년 3분기 보고서를 낸 272곳(금융사 제외)을 조사한 결과 3분기 차입금은 953조3001억원이었다. 차입금 의존도는 27.7%였다. 차입금은 2021년 3분기보다 21.0% 증가했다. 차입금 의존도는 0.7%포인트(p) 높아졌다.
지난 2년간 조사 대상 272곳 중 179곳(65.8%) 차입금이 늘었다. 차입금 규모가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기업도 29곳이나 됐다.
지난 4월27일 서울 서초구 삼성서초사옥.[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차입금이 가장 많이 는 기업은 한국전력이었다. 한전 3분기 차입금은 138조492억원으로 2021년 3분기 대비 72.2% 증가했다. SK하이닉스(18조7202억원)와 한국가스공사(16조3722억원), 현대자동차(14조5407억원), LG화학(7조8888억원)도 차입금 규모 증가액 5위 안에 들었다.
차입금을 가장 많이 줄인 기업은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 3분기 차입금은 2021년 3분기와 비교해 47.3% 감소한 10조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2월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연 이자율 4.6%로 20조원을 빌렸지만, 차입금 규모는 오히려 2년 전보다 줄었다. 반도체 경쟁사 SK하이닉스 차입금이 2배 이상으로 증가한 것과 대조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총 7조4416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올해 3분기 기준 차입금 의존도는 효성화학(78.6%)이 가장 높았다. 한국가스공사(72.8%), 도이치모터스(65.6%), 롯데렌탈(62.7%), 롯데글로벌로지스(62.4%), 이마트에브리데이(61.4%) 등 27곳 차입금 의존도가 50% 이상이었다.
현대엔지니어링(0.3%), 한전KPS(0.5%), LX세미콘(0.8%), 롯데정밀화학(1.0%), 에스원·농심(1.9%), 대덕전자(2.0%) 등 40곳 차입금 의존도는 10% 이하였다.
업종별로는 공기업 차입금 의존도가 올해 3분기 기준 51.1%로 가장 높았고 지주 차입금 의존도가 6.0%로 가장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