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은행 아닌 국민 입장서 공감하는 상생방안 마련'

조용병 전국은행연합회장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은 1일 "은행 입장이 아니라 국민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는 상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더욱 높아진 국민의 기대치에 부합하는 고도화된 내부통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믿음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는 무신불립(無信不立)의 각오로 흔들림 없이 나아간다면 국민의 신뢰를 되찾고 새로운 혁신의 시대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조 회장은 먼저 "우리 경제는 글로벌 공급망 경색과 중국의 경기침체 우려, 가계부채 문제 등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고 3고(高) 현상으로 국민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그간 은행권은 은행의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 이행 중요한 과제로 강조해 왔지만, 오늘날의 어려운 경제 상황과 외부의 평가에 비추어 볼 때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만큼의 노력을 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국민의 신뢰 없이 은행은 존재할 수 없으나, 최근엔 부실한 내부통제로 금융사고가 잇달아 발생해 큰 실망을 안겨줬다"며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에서도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이 마련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조 회장은 "현재 은행권의 편중된 수익구조와 불충분한 디지털 경쟁력은 은행이 혁신을 회피하고 쉬운 영업에 치중한다는 인상을 줘 은행의 수익 창출 노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초래한 것이 사실"이라며 "과감한 혁신가의 모습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 회장은 최근 상생 금융과 관련해서도 "은행은 그간 가계와 기업을 위해 의지가 되는 버팀목이자 재기를 위한 디딤돌이 되고자 노력해 왔지만, 국민 눈높이에는 미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생태계 전체를 거시적으로 바라보기보다 미시적 방안을 고민해 온 것이 그 원인이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춘 진정성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이런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은행권에 '기본·변화·상생'을 주문했다. 그는 "은행이 본연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기본에 다시금 충실해야 한다"며 "고객 맞춤형 상품을 제공하고 금융소비자 보호에 더욱 힘쓰는 것은 물론, 더욱 높아진 국민의 기대치에 부합하는 고도화된 내부통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앞으로 임원의 책임이 강화되고 책무구조도가 도입되는 등 다양한 제도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 내부통제체계를 강화해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만 한다"며 "아울러 새로워진 디지털 환경을 반영, 더욱 기민한 자세로 치밀한 건전성과 유동성 관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특히 조 회장은 "은행은 경제생태계의 일원으로서 구성원 모두와 협업·공생하고 효율적인 생태계가 유지되도록 촉진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은행 입장이 아니라 국민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는 상생 방안을 마련해야만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조 회장은 "은행을 둘러싼 환경은 새롭고 낯선 길과 같겠지만, 무신불립의 각오로 흔들림 없이 나아간다면 국민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 모두 국민의 희망이 돼 미래를 열어가자"고 밝혔다.

경제금융부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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