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인생 망쳤으니, 네 인생도 망가뜨려 주겠다' 폭언한 학부모 스타강사였다

수능 부정행위 적발된 수험생 학부모
'교사파면' 시위, 폭언까지 해 고발돼
"경찰대 출신 변호사이자 스타 강사"

대학수학능력시험 중 부정행위로 적발된 수험생의 부모가 감독관에게 폭언해 고발당한 가운데, 해당 학부모가 경찰대 출신 변호사이자 스타강사라는 주장이 나왔다.

부정행위 적발되자 감독관 찾아온 학부모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지난 16일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26일 서울교사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2024학년도 수능에서 자녀가 부정행위로 적발되자 감독관 A씨를 찾아가 항의한 학부모는 경찰대 출신 변호사 B씨로 파악됐다. 앞서 해당 수험생은 지난 16일 서울의 한 학교에서 수능 시험을 치르다가 시험 종료 벨이 울린 후 마킹하려고 해 부정행위로 적발됐다.

그러자 다음 날부터 수험생의 학부모가 고등학교 교사인 A씨의 학교로 찾아와 “교직에서 물러나라”며 1인 피케팅 시위를 벌였다. 피켓에는 'A 교사 파면', 'A 교사의 인권 유린 사례를 제보 바람' 등 문구가 적혀 있었다. 수험생 측은 종이 울리자마자 펜을 놓았는데 감독관이 자신을 제압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 변호사인데, 네 인생 망가뜨려 주겠다" 폭언

특히, 본인을 변호사라고 밝힌 아버지 B씨는 전화로 “우리 아이 인생을 망가뜨렸으니, 네 인생도 망가뜨려 주겠다”며 A 교사에게 폭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려움을 느낀 A 교사는 병가를 내고 학교에 출근하지 않았다.

이에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4일 B씨를 고발하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피해 교원을 보호하기 위해 관계 법령에 근거해 특별휴가, 심리 상담, 교원안심공제에서 보장하는 긴급 경호 서비스를 안내해 지원하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감독관은 객관적인 판단을 통해 해당 학생의 부정행위를 적발했고, 이 판단에는 감독관 3명 모두 합의했다"며 "감독관의 신원을 개인적으로 확보해 협박하고, 학교 앞에서 피케팅을 하는 행위는 매우 잘못된 이의제기"라고 지적했다.

"'형사법의 제왕' 스타 강사" 주장 나와

한겨레에 따르면 경찰대를 졸업한 B씨는 경찰 준비생 사이에서 ‘형사법의 제왕’으로 불리는 스타 강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의하면 B씨는 지난 2007년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현재 대형 경찰 학원에서 형사소송법과 형법 등을 강의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지난 24일 성명을 통해 “감독관 교사들은 수험생들의 항의가 두려워 정전기가 나지 않는 옷과 무음 시계를 준비하고, 배에서 소리가 날까 봐 아침도 거른다”며 “예상치 못한 분쟁에 대해 법률·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슈2팀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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