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국제유가' 고공행진에 생산자물가 0.9%↑…1년4개월만 최대폭

농림수산품 가격 5년 만에 최고 상승
폭염, 추석, 국제유가…물가 우려↑

국제유가와 농산물 가격이 가파른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생산자물가가 1년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8월 생산자물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전월 대비 0.9% 올랐다. 8월 상승폭은 지난해 4월(1.6%) 이후 가장 컸다.

생산자물가는 지난 4월(-0.1%)과 5월(-0.4%), 6월(-0.2%) 연속 하락한 뒤 7월 0.3%로 4개월 만에 반등했는데, 8월까지 두 달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생산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로도 1.0% 올라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농림수산품이 농산물(13.5%)과 축산물(1.5%)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7.3% 크게 상승했다. 이는 2018년 8월 이후 5년 만에 최고 상승폭이다.

올여름 집중호우와 폭염으로 작황이 특히 부진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품목별로도 배추(112.7%), 시금치(56.7%) 등의 상승폭이 컸다. 쇠고기(10.2%)와 돼지고기(1.6%) 가격도 전월 대비 많이 올랐다.

유성욱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시금치는 저온성 식물이다 보니 여름이 되면 작황이 안 좋아 가격이 오른다"며 "쇠고기나 돼지고기는 명절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격이 조금씩 오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공산품도 석탄및석유제품(11.3%)과 화학제품(1.4%) 등이 올라 전월 대비 1.1% 상승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으로 국제유가가 크게 오른 것이 영향을 미쳤다. 브렌트유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모두 배럴당 90달러를 훌쩍 뛰어넘으며 올해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외에 서비스는 운송서비스(0.8%), 음식점 및 숙박서비스(0.4%) 등이 올라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반면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은 산업용 도시가스(-5.8%)가 내리면서 0.5% 하락했다.

지난달 28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을 찾은 시민이 사과를 구매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수입품까지 포함해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1.4% 상승했다. 원재료(5.1%)와 중간재(0.9%), 최종재(1.2%) 모두 가격이 오른 영향이다.

국내 출하에 수출품까지 더한 총산출물가지수도 전월 대비 1.6% 상승했다. 공산품(2.1%)과 농림수산품(7.1%), 서비스(0.3%) 등이 모두 상승했다.

생산자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향후 소비자물가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글로벌 원유 공급 차질 우려 속에 국제유가가 향후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데다, 9월에는 추석 연휴도 있어 물가 압력이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다만 유 팀장은 "국제유가 상승 영향을 받을 수 있겠지만 생산자물가의 경우 다양한 품목들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예단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경제금융부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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