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 '삼양라운드스퀘어'로 재탄생…'글로벌 미래 식문화 리더될 것'(종합)

삼양식품그룹, 60주년 맞아 그룹명칭 공식 변경
기존 라면 중심서 식품·과학 결합된 영역으로 확대
푸드케어·이터테인먼트 두 축으로 성장
밀양 제2공장 통해 불닭 브랜드 1조 규모로 키울 것

삼양식품그룹이 삼양라운드스퀘어로 그룹명 변경을 공식화했다. 기존 삼양식품그룹이 라면 중심의 사업구조를 통해 연 매출 1조원 가까운 기업으로 성장을 일궈냈다면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식품과 과학이 결합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글로벌 톱100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14일 오전 종로구 익선동에서 삼양라면 출시 60주년 기념 비전선포식을 개최했다. 이날 비전선포식에는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을 비롯해 김동찬 삼양식품 대표, 정우종 삼양애니 대표 등 그룹 주요 경영진과 임직원 등이 참석해 그룹의 공식명칭 변경을 선언했다.

새로운 삼양, 푸드케어·이터테인먼트 두 축으로 성장

이날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음식과 과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융복합적 사고를 바탕으로 현시대가 필요로 하는 한 단계 더 진화된 식품을 만든다’는 새로운 미래 비전을 공개했다. 기업이미지(CI)의 스퀘어와 라운드로부터 출발한 비전은 과학기술 기반의 ‘푸드케어’와 문화예술 기반의 ‘이터테인먼트(EATertainment)’ 두 축을 중심으로 성장시켜 나갈 것을 강조했다.

새로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사업 부문별 전략으로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 연구를 통한 맞춤형 식품 개발 ▲식물성 단백질 ▲즐거운 식문화를 위한 콘텐츠 플랫폼 및 글로벌 커머스 구축 ▲탄소 저감 사업 역량 집중 등을 제시했다.

먼저 ‘삼양스퀘어랩(옛 삼양중앙연구소)’은 마이크로바이옴 등 생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개인 맞춤형 식품을 개발하고 이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해 음식으로 질병을 예방하는 ‘푸드케어’를 실현할 계획이다.

김홍범 삼양스퀘어랩 연구소장은 “시대가 변화하면서 식품은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예방적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해 의료 패러다임 전환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의료기관과 협력해 장내 미생물 메타데이터 구축을 시작했고, 이를 활용한 식품 개발도 진행 중”이라며 “데이터 수집뿐만 아니라 유전체 등 인체 빅테이터를 총망라한 종합 데이터를 구축해 식품 개발에 활용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기획본부장(CSO)이 14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삼양라운드스퀘어 비전선포식에서 미래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또한 ‘삼양라운드힐(옛 삼양목장)’은 올바른 식품 섭취를 통해 우리 몸의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시킬 수 있도록 웰니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예방적 해결법을 제시해 삼양라운드힐을 예방의학의 중심지로 전환하겠다는 포부다.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기획본부장(CSO)은 “건강에 대한 패러다임이 20세기와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는 명제 하에 연구를 추진했고, 음식이란 매개체가 건강 생태계의 중심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음식의 힘에 집중해 새로운 푸드케어 패러다임을 개척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목장이란 회복환경에서 새로운 웰니스 루틴을 득해 소비자의 삶에 새로운 건강한 관성 심어주고자 한다”며 “이런 푸드케어 개념을 소비자들이 친숙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목장 라운드힐을 예방의학의 중심지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식물성 단백질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고단백 원물인 콩에 대한 기술연구를 강화할 예정이다. 이를 활용해 대체육뿐 아니라 단백질을 강화한 라면, 밥, 과자, 두부나 팔라펠 등 고기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단백질 가정간편식(HMR) 등 다양한 식품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양애니는 한국 음식의 매력을 디지털 콘텐츠와 e커머스의 영향력을 통해 확산시켜 글로벌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는 문화와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이를 위해 영향력 있는 미디어 플랫폼과 K-스파이시, 나아가 K-브랜드를 아우르는 글로벌 커머스를 구축하고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K-푸드가 일상의 도전이자 즐거움이 되는 이터테인먼트를 실현해 나갈 계획이다.

정우종 삼양애니 대표는 “지난 10년간 불닭을 통해 아주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는데, 바로 먹는 것의 즐거움. 즉 음식을 가지고 논다는 것의 가치”라며 “이런 연장선상에서 삼양이 앞으로 펼쳐갈 콘텐츠 사업은 음식의 매력을 디지털 콘텐츠와 e커머스의 영향력을 통해 확산시키고, 이를 통해 글로벌 소비자들과 공감할 수 있는 문화와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이터테인먼트를 강화하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유튜브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콘텐츠 기반의 푸드 콘텐츠를 제작해 영향력 있는 콘텐츠 플랫폼 구축할 것이며, 한국인의 매운맛을 핵심으로 하는 글로벌 K-컬쳐 커머스 플랫폼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삼양라운드힐의 광활한 초지와 토양의 온실가스 고정 효과, 메탄 영양체를 통한 탄소 저감 연구를 강화할 예정이다.

앞서 삼양식품그룹은 지난 7월 그룹과 지주사인 삼양내츄럴스의 사명을 삼양라운드스퀘어로 변경했다. 최근 10여년 간 국내외에서 K-푸드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정도로 높아진 인지도, 수출 1위, 연내 매출 1조원 달성을 전망하는 규모 등 역동적인 변화를 반영해 새로운 정체성과 비전을 수립하기 위해서다.

삼양라운드스퀘어라는 새 이름은 하늘·땅·사람을 풍족하게 만든다는 기업 철학 '삼양(三養)'과 심신의 허기를 채우고 사람들을 연결하는 음식을 의미하는 '라운드', 혁신 및 질서로 삶을 개선하는 과학을 뜻하는 '스퀘어'가 합쳐져 탄생했다. 삼양식품의 창업 정신 토대 위에서 음식문화와 과학기술 등 서로 이질적인 것을 융합해 더 넓은 식품 영역을 개척하고 세상의 진보에 기여하겠다는 그룹의 의지를 담았다.

김정수 부회장 “불닭볶음면 1조 브랜드로 만들 것”

이날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은 밀양 제2공장 건립을 통해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을 매출 1조원 규모의 브랜드로 키워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이 14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삼양라면 출시 60주년 기념 비전선포식에서 미래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밀양 제1공장을 2019년부터 계획해 작년 5월 완공했고, 완공된지 이제 1년이 넘은 시점임에도 이미 공장가동률이 최대에 이르렀다”며 “그럼에도 해외에서 불닭볶음면 제품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급증하고 있어 제2공장 설립을 결정하게 됐다”고 밀양 제2공장 설립 결정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2공장이 가동되면 제1공장과 마찬가지로 수출 전문 공장이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불닭볶음면의 매출 1조 달성을 시도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밀양 제2공장은 2025년 6월 완공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삼양식품은 지난달 1590억원 규모의 신규 시설 투자에 나선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밀양에 제2공장을 신설하는 것으로, 5개의 생산라인을 갖춘 생산 시설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5월 준공한 밀양공장 부지 내에 추가로 짓는 것으로, 공장을 지은 지 1년 만에 대규모 시설 투자에 나선 것이다.

공장 가동 1년 만에 공장 추가 건립에 나선 것은 불닭볶음면 등 주력 제품이 수출 호조를 이어가면서 수출 기업으로 입지를 굳히려는 김 부회장의 과감한 결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012년 첫 출시된 불닭볶음면은 2017년 수출이 내수 판매 규모를 넘어서며 지난해 해외 매출 4800억원, 합산 매출 6100억원 규모의 브랜드로 성장했다.

유통경제부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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