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기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한미일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한미일 정상회의를 두고 기대와 우려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여당에서는 한미일 정상회의 정례화·제도화로 미국·인도·일본·호주 등 4개국 안보협의체인 쿼드처럼 발전할 수 있다고 평가했고, 야당에서는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얻을 실익이 명확하지 않을뿐더러 한미일·북중러 대립 구도를 강화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17일(현지시간) 윤 대통령이 미국 현지에 도착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했다. 외국 정상이 캠프 데이비드를 방문하는 것은 2015년 이후 8년 만이다.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15년 만이다.
한미일 정상은 3국 협력 지침을 담은 '캠프데이비드 원칙'(Camp David Principles)과 협력 비전·이행방안을 담은 공동성명인 '캠프데이비드 정신'(Sprit of Camp David) 두 건의 문건을 채택할 예정이다.
미국 메릴랜주 주에 있는 캠프 데이비스는 미국 대통령의 전용 별장이다. 규모는 약 5000㎡로 집무실과 회의실은 물론 골프장, 수영장, 테니스장, 사격장, 승마장 등 휴양시설을 갖추고 있다. 미 해군이 관리하는 군사시설로 분류돼있어 이름에 캠프가 붙는다.
캠프 데이비드 현대사에서 굵직한 대화·합의가 이뤄진 공간으로 역사적인 외교 장소로 꼽힌다. 1943년 프랭클린 D. 루즈벨트 미국 대통령과 윈스턴 처칠 영국 수상이 2차 세계대전과 관련해 논의했고, 1978년엔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평화 협상을 해결하기 위해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과 메나헴 베긴 이스라 총리를 이곳으로 초대해 중재하기도 했다. 이후 평화 협정이 체결됐는데, 이를 '캠프 데이비드 협정'이라고도 부른다.
여당에서는 한미일 정상회의가 정례화하는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18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번 정상회의에 대해 "한미일 간의 안보협력이라든지, 전통적 안보라든지, 또 새로운 경제안보, 첨단기술, 기후변화, 핵 비확산 여러 글로벌 이슈에 대한 제도적 협력의 틀을 만든다"며 "그래서 제도적 협력틀을 만듦으로써 3국 간의 협력을 제도화시키고 정례화시키고 공식화시켜서 안착화시킨다 이런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쿼드식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과 미국과 일본의 어떤 협의체를 만들어서 북핵을 위한 확장억제를 위해서 군사훈련을 정례화키는데 예를 들어서 그것에 대한 정보 공유를 하고 AI 문제, 또 사이버, 경제분야의 협의체도 만든다"고 말했다.
다만 야권에서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가 북중러의 대립관계를 강화시켜 한반도 긴장감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중국 관영 매체는 이 회의를 "파괴적인 '미니 나토(mini NATO)'"라며 비판했고, 북한은 한미일 정상회의 또는 한·미 연합훈련을 겨냥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등 여러 종류의 도발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상회의로 한국이 얻을 실익이 분명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은 동아시아 내에서 일본 중심으로 대중국 견제망을 구축해 공급망을 확보하고 대만·일본·한국과의 무기 거래를 통한 경제·안보적 이익을 얻을 수 있고, 일본 역시 미국과 발맞춰 동아시아지역 내 주도권을 확보해 숙원인 군사대국화를 추진할 수 있다.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8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한미일 협력하면서 강제징용 손배 포기하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거의 동조하고 있다"며 "우리는 실질적으로 중국이나 러시아 이런 데 시장들을 잃어버리고 오히려 이런 한미일 구도를 강화시키는 게 북중러 구도를 강화시켜서 이게 실제로 한반도의 긴장과 불안을 고조시키는 형태로 지금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금 계속해서 국익을 잃어가고 있다"며 "이런 상황을 명확히 인식하고 여기에 대응해야 되는데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역시 거의 아마 퍼주기만 하지 않겠느냐라고 예상이 되고 있어서 참 걱정스럽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