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DNA' 교사 갑질 사무관 '치료기관 자료 일부… 선생님께 죄송'

"경계성 지능 아이 지혜롭게 대처 못해"

교육부 사무관이 자녀의 담임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하고 지속적으로 교육활동에 간섭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해당 사무관이 교사에게 보낸 자료가 "치료기관의 자료 중 일부"라고 밝혔다.

자녀의 담임교사에게 이른바 '갑질'을 했다고 알려진 교육부 사무관 A씨는 13일 언론에 공개한 사과문을 통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선생님과 학교 관계자 등에게 마음의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A씨는 "저는 20년 동안 하위직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선생님들을 그 누구보다 존경하며 교육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했고, 선생님을 존경해야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며 "그러나 경계성 지능을 가진 자식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지혜롭게 대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담임선생님에게 드린 자료는 제가 임의로 작성한 것이 아니라 치료기관의 자료 중 일부이며, 교장 선생님과 상담 중 제가 우리 아이의 치료를 위해 노력한 과정을 말씀드렸더니 관련 정보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셔서 새로운 담임선생님께 전달해드렸다"며 "전후 사정의 충분한 설명 없이 메일로 자료를 전달했으니 황당한 요구로 불쾌하셨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공교육 경쟁력 제고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또 "발달이 느리고 학교 적응이 어려운 아이가 학교 교실에 홀로 있었던 사실, 점심을 먹지 못한 사실, 반 전체 학생이 우리 아이만을 대상으로 나쁜 점, 좋은 점을 쓴 글이 학교종이 알리미앱에 올라간 사실을 안 순간 부모로서 두고만 볼 수 없었기에 학교 측에 이의를 제기했다"며 "다만, 그 과정에서 저의 직장과 제가 6급 공무원이었다는 사실을 단 한 번도 말씀 드린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학교 교권보호위원회 결정에 대해서는 이를 존중하고 조속히 위원회 결정을 이행하도록 하겠다"며 "다시 한번 당시 선생님들에게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전국초등교사노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말 세종의 한 초등학교 교사 B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했고 B씨는 즉시 직위 해제됐다. A씨가 B씨에게 보낸 편지에는 '하지마, 안돼' 등 제지하는 말은 절대 하지 않는다', '왕의 DNA를 가진 아이이기 때문에 왕자에게 말하듯이 듣기 좋게 돌려서 말해도 다 알아듣는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확산됐다. 당시 교육부는 해당 사실을 알고도 A씨에게 징계 없이 '구두 경고'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부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