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필기자
한 소비자가 GS25 매장에서 반값택배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제공=GS리테일]
택배 종사자의 휴식을 보장하자는 취지로 2020년부터 시작된 '택배 없는 날'이 올해도 '8월 14일'로 지정돼 시행된다. 일요일인 13일부터 광복절 공휴일인 15일까지 사흘간 CJ대한통운과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주요 택배사들의 택배 배송이 중단된다. 이들 택배사를 이용하는 편의점 택배도 일부 중단된다. 12일에 접수한 택배는 16일 이후부터 배송될 예정이다.
자체 배송망을 이용하는 편의점 택배는 이 기간에도 수거와 배송이 이뤄진다. GS25가 서비스하는 '반값 택배', CU가 운영하는 '알뜰 택배'가 그것이다. 이들 서비스는 고객이 점포에서 택배 발송을 접수하고 택배를 받는 상대방도 본인이 있는 곳 인근 점포에서 찾아가는 구조다. 2019년 GS25가 업계 최초로 선보였고, 이듬해 CU가 후속 주자로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반값 택배와 알뜰 택배는 개인 간 중고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최근 이용이 늘었다. 물건이 이틀 정도 늦게 전달되지만, 배송비가 현저히 싸다는 장점이 있다. 공휴일에도 쉬지 않아 근처 편의점에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의성이 높다.
시장 점유율은 공식적 통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개척자' 격인 GS25 반값 택배가 CU의 알뜰 택배보다 우위에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각종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GS25 반값 택배 환영'이란 게시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한 업계 관계자는 "GS25의 반값 택배는 편의점 택배 시스템의 고유 명사화가 됐다"며 "시장 점유율도 그만큼 압도적이라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CU는 올해 택배 없는 날 기간 운임료 할인 등 여러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사진은 한 매장에서 소비자가 알뜰택배를 이용하는 모습. [사진제공=BGF리테일]
이들 서비스에 택배 없는 날은 대목으로 꼽힌다. 택배사가 배송 업무를 하지 않는 탓에 택배 수요는 이들 서비스에 몰린다. GS25에 따르면 지난해 택배 없는 날 반값 택배 이용 건수는 직전 주보다 187.6%나 뛰었다. CU 알뜰 택배도 95%가량 증가했다. 올해 택배 없는 날에도 많은 사람들이 택배를 붙이기 위해 이들 편의점을 찾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CU는 이 같은 수요를 예상하고 고객 붙잡기에 나섰다. 오는 20일까지 토스나 번개장터에서 알뜰 택배를 접수하면 500원을 할인해주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CU 측은 "500원 할인 시 일반 택배 대비 무려 40%나 저렴한 수준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 CU는 또 8월 한 달간 매주 월요일에 포켓CU 애플리케이션에서 알뜰 택배를 예약하면 아메리카노 무료 쿠폰을 제공하기로 했다.
반면 선두주자 격인 GS25는 다소 느긋하다. GS25 측은 "택배 없는 날 기간 반값 택배를 정상 운영하되 별도 프로모션은 진행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했다. GS25 반값 택배는 올해 1분기(1~3월) 월평균 이용 건수가 106만건에 달했다. 하루에 3만5000여명이 이용했다는 얘기다. GS25가 택배 없는 날 기간 고객몰이를 위해 별도 프로모션을 진행하지 않는 이유도 이 높은 소비자 이용률에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