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우기자
영국 언론이 충청남도 홍성에 있는 K팝 전문 고등학교인 ‘한국 K-POP 고등학교’(K팝고)를 집중 조명했다. 더타임스는 K팝고에 대해 ‘탁월한 선택’이라면서도 K팝 산업 이면에 있는 어둠도 지적했다.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는 22일(현지시간) K팝고가 있는 홍성군 광천읍에 대해 “안개 자욱한 언덕과 논밭, 조용한 거리, 농사짓는 어르신들 등 신전을 세울 곳은 아닌 것 같지만, 이곳에는 한국은 물론 세계에서도 유일무이한 교육기관이 있다”고 소개했다.
K팝고의 전신은 광천고등학교다. 원래는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였으나 2017년 박병규 교장 취임 후 2020년 전국 최초의 K팝 공연예술분야 특성화고등학교인 K팝고로 전환돼 화제를 모았다.
전공 분야는 댄스, 댄스 보컬, 보컬, 랩, 미디 등으로 세분화돼 있으며, 현재 총 120명이 재학 중이다. 중국에서 온 유학생도 한 명 있다.
더타임스는 “한국은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세계적인 그룹을 탄생시켜왔다”면서 “이제 한국 교육 당국은 학생들이 수학, 영어와 함께 K팝을 공부할 수 있는 학교를 설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걸그룹 블랙핑크 [이미지 출처=YG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어 “16∼18세 학생들이 K팝 아이돌의 꿈을 키우면서 학업을 마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탄생한 첫 학교가 한국 K팝고”라고 전했다.
더타임스는 박 교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K팝고의 탄생 배경도 자세히 조명했다. 6년 전 박 교장이 처음 취임했을 때 광천고는 농어촌 소멸과 맞물려 폐교 위기였다. 이런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그는 국제학교나 축구 아카데미 등 다양한 선택지를 두고 고민했고, 결국 K팝 전문학교로의 전환을 결정했다.
더타임스는 “당시 한국 정부도 소프트파워 자산으로서 K팝의 가치를 인지하기 시작했다”면서 박 교장의 결정에 대해 “탁월한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더타임스는 “이 산업은 수많은 이가 희망을 쌓아 올리게 하면서도 결국 극소수를 제외한 모든 이의 희망을 무너뜨린다”며 K팝 산업의 어두운 이면도 다뤘다. 지난 4월에 사망한 보이그룹 아스트로 소속 문빈의 사례를 언급하며 “이 산업은 젊은 층의 정신 건강을 해치도록 설계됐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K팝고의 한 재학생은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K팝 산업의 어두운 면을 알고 있지만, 아이돌은 많은 이의 사랑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타가 되는 게 내 꿈이고, 이를 위해서라면 어두운 면은 감수할 가치가 있는 위험”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