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슬기자
박훈정 감독(49)이 영화 '신세계2' 제작 가능성을 열어놨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박 감독은 "'신세계' 시퀄(Sequel·속편) 책(시나리오)을 준비해오고 있었다"며 "언젠가는 나온다"고 밝혔다.
박훈정이 연출한 '신세계'(2013)는 남자들의 우정과 의리 그리고 배신의 드라마를 그려낸 영화로, 누적 관객수 468만명을 모으며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로 큰 흥행을 거뒀다.
배우 이정재·최민식·황정민·박성웅 등이 출연한 영화는 "살려는 드릴게" "들어와" 등 숱한 명대사와 인상적인 장면을 남기며 한국형 누아르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을 얻었다.
박 감독은 '신세계' 개봉 당시 300만 관객을 돌파하자 배우 마동석·류승범이 등장하는 에필로그 영상을 공개했다. 더불어 영화 말미에 삽입된 쿠키 영상을 토대로 프리퀄·시퀄로 이어지는 3부작 시리즈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예상이 가능했다.
매력적인 등장인물과 무한한 확장 가능성에 속편에 대한 여러 이야기도 나왔다. 특히 올해 '신세계'가 개봉 10주년을 맞이하면서 영화 팬들의 관심이 더 높아진 상황이다.
박 감독은 몇 년 전부터 '신세계' 투자배급사인 NEW 계열사 스튜디오앤뉴와 '신세계' 속편에 관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를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흥행 대박을 이끈 이정재와 최민식·황정민·박성웅의 스케줄을 맞추기 어렵다는 이유로 제작을 회의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이에 관해 묻자 박훈정 감독은 "'신세계' 속편은 이정재와 예전부터 이야기를 해왔다. 이자성(이정재 분)이 좀 더 중년의 느낌이 나도 좋지 않을까. 멋지게 나이 들었을 때 해도 괜찮겠다"고 말했다.
이정재를 비롯한 공룡급 배우들의 출연료와 스케줄 등 현실적인 부분에 관해 묻자 박 감독은 "투자사에서 고민할 부분"이라며 웃었다.
박 감독은 '신세계2'에 관해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신중하지만 꽤 분명히 말하며 이렇게 강조했다. "'신세계2'는 언젠가 꼭 나옵니다."
한편 박훈정 감독이 연출한 영화 '귀공자'가 지난달 21일 개봉해 극장에서 관객과 만나고 있다.
박 감독은 "상업영화를 만드는 감독으로서 흥행 성적에 부담은 늘 있다. 상업적으로 성공은 못 하더라도 손해는 안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 시장이 좋지 않다. 극장에서 보는 영화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떨어져 있는 걸 느낀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어지간하면 제작비를 많이 안 쓰고 영화를 만들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 관련된 부담감은 늘 가지고 있다"고 말을 이었다.
박 감독은 또 "극장에서 볼만한 영화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전에는 이 정도 장르, 이야기면 관객이 볼 만하지 않나 예상했지만 이제 기준이 높아졌다. 이 시대 모든 영화감독이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