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직원 몸에 카드 긁는 시늉' 농협조합장 성추행 논란

충북 제천 10선 봉양농협조합장, 성추행 논란
갑질·직원 사적 이용 주장도…노조는 "조합장 퇴진"

비정규직 노동자 차별, 직원 사적 사용 등 갑질 논란이 일고 있는 충북 제천시 봉양농협의 홍성주 조합장이 2019년 행사장에서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충북인뉴스는 14일 유튜브채널 정미디어의 동영상을 인용해 홍 조합장이 2019년 '제1회 봉양박달콩축제'에서 공연중인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지적이 뒤늦게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동영상을 보면 축제장을 찾은 홍 조합장은 공연자들과 춤을 추다 격려금 조로 지갑에서 돈을 건네준다. 이어 지갑의 현금이 부족해지자 대신 카드를 꺼내 공연중인 여성의 가슴골과 엉덩이에 카드를 긁는 듯한 시늉을 거듭 반복한다. 영상속 여성은 당시 이에 대해 항의하거나 불쾌감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이 여성은 이와 관련해 별도의 대응 및 문제를 제기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이 성추행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해당 동영상 조회수는 15일 1만5000건 을 넘어섰다. 이 내용을 보도한 충북인뉴스 유튜브 동영상 조회수도 8만건을 돌파했다.

봉양농협 노조 측은 명백한 성희롱, 성추행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농협 조합장으로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사람도 많은 곳에서 창피한 것도 모르고 무슨 짓인지 모르겠다"고 매체에 전했다. 홍 조합장은 성추행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홍 조합장은 1988년 35세 나이에 전국 최연소 조합장에 당선된 뒤 36년간 자리를 지키며 10선 조합장 기록을 세웠으나 최근 갑질 횡포 논란에 휩싸였다.

자신 소유의 농지에 퇴비 살포를 지시하고, 조합장 부인이 주관하는 행사에 직원을 동원하는 것은 물론, 운전이나 물건을 배달하도록 하는 등 잔심부름을 시키는 등 갑질을 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노조는 홍 조합장의 퇴진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민주노총 충북본부는 13일 오후 제천시 봉양읍 봉양농협 앞에서 노조원 12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집회를 열고 홍 조합장의 갑질 횡포를 규탄하며 퇴진을 요구했다.

홍 조합장 규탄 집회는 지난달 22일에 이어 두 번째다. 민주노총은 "홍 조합장이 36년간 재임하며 노동자들에게 갑질과 함께 폭언을 일삼는 한편 비정규직을 부당 해고하고 복수노조 결성을 부추겨 민주노조를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또 봉양농협에 한국노총 소속 노조가 결성된 배후에 조합장이 자리하고 있다며 집회와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슈2팀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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