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평화기자
미국 정부가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나라 안팎의 우려가 커지자 빠른 대응에 나섰다. 예금 보호 한도를 넘어서는 초과분을 조기 지급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사태로 타 은행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기금 조성 안도 살피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1일(현지시각) 미 규제당국이 SVB에서 예금 보호가 되지 않는 금액의 일부를 조기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한다고 보도했다. 현재 미국의 예금 보호 한도는 25만달러다. 이를 초과하는 일부 금액도 빠르게 지급할 수 있도록 작업하고 있다는 게 외신 설명이다.
미 규제당국은 이를 위해 SVB 자산을 매각, 고객에게 무보험 예금 중 일부를 인출할 예정이다. 외신 소식통은 빠르면 13일에 인출이 가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초과 금액의 30~50%나 그 이상 범위도 조기 지급이 가능하다는 설명도 더했다.
SVB 주요 거래 대상은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과 벤처 투자가다. 이들 자금 운용에 제한이 생기면 다수 기업이 어려움에 부닥칠 수 있다. 미 정부가 빠르게 조처하는 배경이다. SVB 총 예금은 지난해 기준 1754억달러다. 이중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보험 한도를 초과하는 예금은 1515억달러로 90%에 이른다.
또 미 규제당국은 SVB 파산이 다른 은행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새로운 펀드를 조성, 예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FDIC가 관련 기금 조성을 살피고 있다. 다만 조성 기금 규모와 시기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SVB 파산 대응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관련 논의를 나눴다. 전날 뉴섬 주지사는 SVB 사태로 발생할 수 있는 주 피해를 우려,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SVB가 진출한 캐나다, 영국 등 각국 정부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제레미 헌트 영국 재무장관은 이날 오전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 총재와 관련 내용을 공유했다. 영국 재무부는 SVB 파산으로 영향을 받는 기업과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SVB 파산은 이달 연준 금리 인상 폭을 결정짓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준은 21일부터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금리 인상 수준을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