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돈기자
7일 오후 국내에서 처음으로 '식용곤충 자동화 스마트팜'을 구축한 '식용곤충 소재 전문기업' 케일을 찾았다. 충북 오송에 소재한 케일은 딱정벌레류인 갈색거저리 자동화 사육을 통해 연간 1000t의 유충(밀웜)을 생산하고 있다.
사육장에 들어서자 높이 6m짜리의 거대한 노란색 철제 선반마다 차곡차곡 쌓여있는 수십개의 파란색 사육상자가에 우선 눈에 띄었다. 총 8900여개의 사육상자마다 1만1000~1만2000마리의 밀웜이 자라고 있었다. 밀웜은 이곳에서 약 80일간 사육되는데 주 먹이인 배합사료는 5일마다, 수분을 공급하는 젤리는 2일마다 자동으로 급여된다. 선반에 층층이 쌓인 사육상자를 꺼내 먹이공급장치에 넣으면 자동으로 배합사료와 수분젤리가 공급되는 식이다.
지금까지 밀웜 사육농장에선 밀에서 가루를 빼고 남은 찌꺼기인 '밀기울'을 주로 먹였다. 여기에 과육이나 기름을 짜고 남은 들깨박과 팜박, 대두박, 코코넛박, 커피박 등을 함께 급여했다. 하지만 케일은 밀기울 대신 CU와 협약을 통해 유통기한이 지나 폐기·소각되는 각종 면류와 과자, 빵 등 '채화제품' 활용한다. 이를 분말형태로 만들고 여기에 단백질과 지방을 섞어 배합사료를 만든다.
김용욱 케일 대표는 "밀기울은 가격도 비싸고 대부분 수입이라 가격 변동성이 크다"며 "밀기울 대신 채화제품을 활용해 케일 입장에선 사료 비용을, CU는 폐기 비용 등을 줄일 수 있고 소각시 발생하는 탄소배출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 자란 밀웜은 세척 후 건조과정을 거쳐 식품·화장품에 사용되는 정제오일을 짜고 나머지는 분말제품(밀웜박)이나 고단백 건빵, 반려동물 사료 등으로 만들어진다. 밀웜이 자라며 배출하는 배설물은 버섯배지로 활용된다. 케일은 지난해 약 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중 80%가 정제오일과 밀웜박(분말)이 차지한다. 김 대표는 "플랑크톤(미세조류)을 먹은 물고기에 쌓인 오메가3가 쌓이는 것처럼 밀웜은 일종의 컨테이너(용기) 역할도 한다"며 "밀웜에게 강황추출박이나 들깨박 등을 먹이면 각종 기능성 물질을 쌓아 추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케일은 갈색거저리 성충을 통해 알을 낳고 이를 부화시켜 밀웜을 키워 출하하는 전과정을 수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향후 파트너사(농가)에 케일의 자동화 사육시스템과 종자 곤충 및 밀웜용 사료을 보급해 위탁 사육하는 '곤충사육 수직계열화(위탁자동화사육)' 모델을 올해 안에 10여곳에 적용할 계획이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곤충산업은 2020년(판매액(414억원)에서 2021년 446억원은 대비 7.7% 성장했다. 곤충업 신고 농가·법인도 같은 기간 2873개에서 3012개로 4.8% 늘었다. 2019년 기준 1조원 수준인 세계 곤충시장 규모는 2024년 약 2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곤충 산업의 성장세는 그만큼 타 가축에 비해 사육기간(2~4개월) 짧고, 면적 및 먹이 소요가 적은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영양학적으로도 식용곤충은 영양성분은 58~80%로 풍부한 단백질, 10~40%의 불포화지방산 그리고 기타 비타민 및 무기질을 함유하고 있다. 특히 분뇨로 인한 환경오염 가능성이 거의 없고 타가축에 비해 물 소비량이 5분의 1, 사료 소비량은 15분의 1,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최대 7분의 1수준으로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