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나리인턴기자
한 아파트 입주민이 '실내 흡연'을 자제해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하는 글을 적어 엘리베이터에 게시했다. 지난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우리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붙여놨던데 진짜 맘이 찢어진다'는 제목으로 한 아이의 아버지가 작성한 호소문이 올라왔다.
호소문을 작성한 A 씨는 "간곡히 부탁드린다. 이 글을 적기 전 수십 번 고민하다가 이렇게 도움을 요청하고자 몇 자 적어본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늦은 나이에 결혼 후 어렵게 얻은 제 소중한 아이가 선천성 질병으로 서울 큰 병원에서 10시간 넘게 어려운 수술 후 오늘에야 집으로 돌아오게 되어 한동안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여 일부 입주민분께 간곡히 부탁드린다. 실내 흡연을 제발 삼가달라. 아침·저녁 복도에서 전자담배도 삼가길 부탁드린다"며 "밖이 추워서 어려운 거 잘 알지만, 이번 한 달만이라도 삼가시길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마지막으로 "이제 16개월이 된 아이가 건강을 회복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실내 흡연을 자제해달라는 호소문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에 누리꾼들은 "실내에서는 담배를 안 피우는 게 당연한데 이렇게 편지까지 써야 한다니 화가 난다", "정작 담배 피우는 사람은 읽지 않을 것 같다", "아기가 잘 회복되길 바란다"는 등 반응을 남겼다.
한편 공동주택관리법 제20조 2항은 '공동주택 입주자 등은 발코니, 화장실 등 세대 내 흡연으로 다른 입주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처벌 규정이 없어 실내 흡연 문제로 세대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세대 간 흡연과 같은 간접흡연은 성인뿐만 아니라 어린이의 건강에도 해롭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성인의 경우 간접흡연에 노출되면 뇌졸중·폐암 등이 생길 가능성이 높고, 어린이는 천식·아토피 피부염 등이 발생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자 담배도 실내 흡연에 주의를 요한다. 조홍준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연구진이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1개월 이내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 394명 중 금연 구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를 흡연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83.5%에 달했다. 액상형 전자담배를 몰래 사용한 장소로는 '가정(실내)'이 46.9%로 가장 많았다.
액상형 전자담배를 실내에서 사용할 경우, 공기 중 니코틴과 폼알데하이드 등의 휘발성 유기물질과 납, 니켈 등의 중금속 농도가 높아진다는 결과가 있었다. 따라서 실내에서 전자담배를 흡연하는 경우에도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