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큐 이어 돼지수육까지…대구 이슬람사원 공사장 갈등격화

사원 건립 반대 주민들, 북구청 규탄 기자회견

2일 오후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 사원 공사장 앞에서 사원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돼지고기 수육과 소고기국밥을 먹는 행사를 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대구 이슬람 사원 건립을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이슬람 사원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2일 사원 공사장 앞에서 돼지고기 수육과 소고기국밥을 먹는 행사를 벌였다. 사실상 사원 건립을 반대하는 항의성 시위 성격이 강하다.

대구 북구 대현동·산격동 주민들로 구성된 '이슬람 사원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이날 오전 11시30분께 북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들의 집을 빼앗아 외국인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건립하려 한다"며 북구청을 규탄했다.

비대위는 북구청이 갈등 해결을 위해 제시한 사원 인근 부지 매입 방안에 대해서도 거부 입장을 밝혔다. 비대위는 "지난 19일 북구청으로부터 이슬람 사원 인접 부지 매입 관련 의견 수렴이라는 공문을 받았다"라며 "이는 주민들을 내쫓겠다는 일방적인 통보와 다름없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슬람 사원 건설 현장으로 이동해 돼지고기 수육과 소고기국밥을 먹는 주민 행사를 진행했다. 비대위는 100인분의 음식을 마련했고, 건설 현장 앞 골목에 식사할 수 있는 테이블 10여개를 펼쳐놨다. 40여명의 주민은 현장에 찾아와 준비한 음식을 나눠 먹었다.

비대위는 지난해 12월에도 이슬람 사원 건설 현장 앞에서 바비큐 파티를 벌여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슬람 문명권에서는 돼지고기를 먹는 것을 금기시하며, 소고기도 이슬람 방식으로 도축해야만 먹을 수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돼지고기 등을 먹는 주민들의 행사가 문화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는 혐오와 차별적 행위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대법원은 지난해 9월 북구청의 건축 중지 처분에 불복해 건축주 측이 제기한 소송에서 '공사가 적법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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