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기자
김영원기자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김영원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권 주자들이 후보 등록일을 하루 앞둔 1일 당 최대 텃밭인 대구·경북(TK)을 찾아 당심(黨心) 잡기에 나섰다. 공교롭게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생일(2월2일)을 앞두고다. 전통 보수 지지층의 표심이 어디로 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기현 의원은 이날 오후 대구 서문시장에서 '대구 출정식'을 개최한다. 지난달 28일 경기도 부천에서 '수도권 통합 출정식'을 연 데 이어 대구·경북(TK)에서 세몰이에 나서는 모양새다. 같은 날 안철수 의원도 대구를 방문한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대구 북구을 및 서구 당협·당원 간담회를 연달아 연다. 오후에는 '박정희 정신 계승 사업회'와 간담회도 갖는다.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는 박 전 대통령의 고향이며, 내리 4선에 성공한 지역이다. 또 박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지난해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과 3.1정신보국운동연합 등 보수 인사들은 대구에서 박정희정신계승사업회를 출범시켰다. 이 때문에 이날 김 의원과 안 의원의 대구 방문은 박정희·박근혜 부녀를 지지해온 전통 보수층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지난해 국민의힘과 합당한 뒤 아직 당내 기반의 약한 안 의원의 경우 전통 보수층 공략은 필수적이다. 안 의원은 나경원 전 의원이 이번 전대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급등 중이다. 특히 전날 유승민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당내 비윤계 당심이 안 의원에게 쏠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을 보수 대권후보로 뽑아준 당내 전통 보수 당원의 표가 친윤 대표주자인 김 의원으로 결집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의 영향은 예년만 못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변호인을 맡았던 유영하 변호사가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자 공개 지지를 선언했지만, 당내 경선에서 홍준표 후보에 밀렸다. 여기에 이번 전당대회가 친윤과 비윤 대결구도로, 대통령실까지 참전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2016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친박과 친이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던 2014년 새누리당 전당대회 악몽이 재연이라는 우려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유승민 전 의원과 대립했는데, 19대 총선 공천을 앞두고 '진짜 친박후보'를 가려내는 '진박감별사'까지 나오며 내홍에 휩싸인 새누리당은 19대 총선에서 참패했다. 이날 김 의원과 안 의원 일정에는 박 전 대통령 사저 방문은 없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71번째 생일을 맞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축하 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2021년 12월 사면에 이어 지난해 3월 대구 달성 사저에 입주한 이후 처음 맞는 생일이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