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주기자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24일 오전 8시30분 기준 서울의 기온이 -16.7도(체감온도 -27.1도)를 기록하는 등 '북극 한파'가 찾아왔다. 한랭질환에 취약한 어르신과 어린이, 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저체온증은 한랭질환의 대표적 증상이다. 저체온증은 심부체온이 35도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발생한다. 초기에는 심한 오한이 발생하고 점차 맥박과 호흡이 느려지며 심하면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저체온증은 일반인은 물론 만성질환자나 노약자에게는 더 위험하다. 만성질환자는 혈관수축과 혈액순환에 문제가 있어 체온을 유지하는 기능이 일반인에 비해 떨어지고, 노인은 체지방이 상대적으로 적고 대사율이 떨어져 체온 유지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심뇌혈관 질환은 한파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 기온이 크게 내려가면 신체는 체열 발산을 막기 위해 혈관을 수축하는데, 이로 인해 혈압이 급격히 상승, 심뇌혈관 질환을 유발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뇌혈관 혈압이 1,520㎜Hg까지 상승해도 혈관이 터지는 경우는 드물지만, 고혈압 환자는 혈관이 약해져 정상혈압보다 4~5배가량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급성 심근경색도 한파로 인한 위험이 높은 질환이다. 심근경색은 심장에 피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갑자기 막히는 질환으로, 혈액 공급을 받지 못한 심장근육이 괴사하게 된다.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면 체온 유지를 위해 혈관이 수축하고 심장이 평소보다 빠르게 뛰면서 혈압도 상승하게 되는데, 이러한 변화가 심장혈관 내 죽상경화반 파열을 일으켜 급성 심근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
갑작스러운 한파 시에는 신체 적응력이 떨어지면서 한랭질환에 취약할 수 있는 만큼 실외 활동을 자제하고, 모자·목도리·장갑 등 방한용품을 이용해 보온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어르신과 어린이는 일반 성인보다 체온 유지에 취약해 특히 주의가 필요하며, 난방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실내에서도 한랭질환을 조심해야 한다. 만성질환자도 한파 시 갑작스러운 추위 노출과 무리한 신체활동을 피해야 한다. 음주, 특히 과음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술을 마시면 신체에 열이 올랐다가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고 추위를 인지하지 못해 위험할 수 있다.
최규영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순환기내과 전문의는 "노인과 만성질환자는 체온 유지능력과 감지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만큼 평소 실내온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내복과 외투를 입는 것이 좋다"며 "기온이 낮은 새벽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야외활동을 할 때는 털모자나 장갑, 목도리 등으로 방한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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