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수기자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 해가 바뀌어도 기업공개(IPO) 시장이 살아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 투자가가 보수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전기차 방열소재 업체 나노팀이 코스닥 시장 상장을 추진한다. 2019년부터 매출액이 빠르게 늘면서 공격적인 증설을 이어가고 있다.
나노팀은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해 신주 205만주를 공모한다. 공모가 희망범위는 1만1500~1만3000원으로 공모 후 예상 시가총액은 2200억~2490억원이다. 기관 투자가를 대상으로 다음달 14일부터 15일까지 이틀 동안 수요예측을 한다. 상장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IPO로 최소 230억원을 조달한다.
2016년 설립한 나노팀은 전기차에 들어가는 2차전지용 방열소재를 공급한다. 방열소재는 열전도 특성을 이용해 열을 외부로 효과적으로 방출하는 역할을 한다. 전기차를 급속으로 충전할 때 발열 현상이 심하다. 안전하게 급속으로 충전하려면 방열소재가 필요하다. 전기차 주행거리만큼 충전시간도 전기차 선택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나노팀이 생산하는 방열소재는 현대차와 기아의 순수전기차(BEV)에 들어가고 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비중이 본격적으로 커지면서 나노팀 매출액은 지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기아는 2025년까지 국내 순수전기차 생산량을 128만대까지 늘리는 계획을 발표했다. 방열소재가 전기차 핵심 소재로 떠오르면서 나노팀 외형도 빠르게 성장했다. 매출액은 2019년 74억원에서 2021년 270억원으로 늘었다. 연평균 성장률 91.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억원에서 45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66억원, 영업이익 25억원이었다.
매출액 증가에 맞춰 2020년부터 공장 증설도 추진하고 있다. 대덕 R&D 특구 2단계 신동지구에 토지를 분양받아 공장을 새로 지었다. 지난해 7월 완공해 생산능력을 확대했지만 기존 고객사 발주 예상물량과 신규 고객사 물량 등을 고려하면 추가 증설이 필요한 상황이다. 나노팀은 기존 공장 근처에서 신규 제품을 제조할 수 있는 공장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공모로 조달하는 자금 가운데 시설자금으로 106억원을 사용한다. 지난해 증설하는 데 빌렸던 자금 가운데 금리가 높은 대출부터 상환한다. 채무 상환 자금으로 86억원을 배정했다. 이자부담을 줄일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나노팀 적정 기업가치를 구하기 위해 천보·후성·엘앤에프·SKC 등 4개사를 비교 기업으로 선정했다. 4개사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22.13배와 나노팀 순이익 추정치를 고려해 주당 평가액 1만6712원을 산출했다. 할인율 22.21~31.19 %를 적용해 공모가 희망범위를 제시했다.
나노팀은 증설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매출액 830억원, 영업이익 16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예상치 대비 매출액은 115%, 영업이익은 280% 증가한 규모다.
나노팀 최윤성 대표는 "2차전지 성능을 좌우하는 방열소재 시장은 점점 커질 것"이며 "전기차를 시작으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방열·방염소재 선두 업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성 대표는 헨켈 코리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에 근무하면서 20년간 제품 개발, 해외 영업 등을 담당했다. 국내 방열소재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대다수 열관리 소재를 해외 업체로부터 공급받는 것을 확인하고 2016년 12월 나노팀을 창업했다. 2017년 10월 열관리 소재업체 티티엠의 방열소재사업부를 영업양수하면서 생산시설과 연구인력을 확보했다. 최 대표 보유 지분율은 상장 후 기준 53.3%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