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당분간 5%대 고물가'…내년도 물가 중점 통화정책

상승률 7월 정점으로 둔화
근원물가 상승률은 넉달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2022년 하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한국은행이 높은 국제 원자재 가격 등의 영향으로 향후 소비자물가가 당분간 5% 내외의 상승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면서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소비자물가는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5.1% 상승하며 물가안정목표(2%)를 크게 상회했는데 이는 금융위기였던 2008년(4.7%)을 넘어 1998년(7.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물가의 추세적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물가가 넉 달 연속 상승폭을 키우면서 고물가 상황이 장기화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은은 20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의 물가전망을 내놨다. 한은은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5% 내외의 상승률을 이어갈 것"이라며 "다만 석유류 가격 오름폭이 축소되고 국내외 경기하방 압력도 커지면서 오름세는 점차 둔화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7월 6.3%로 정점을 찍은 후 8월 5.7%, 9월 5.6%, 10월 5.7%에 이어 11월 5.0%까지 떨어지면서 다소 둔화하고 있다. 그러나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상승률은 7월 3.9%에서 8월 4.0%, 9월 4.1%, 10월 4.2%, 11월 4.3%까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올해 근원물가 연간 상승률은 물가급등기였던 2008년(3.6%) 수준을 나타낼 전망이다. 계절과 같은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는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하고 산출한 값인 근원물가의 상승은 앞으로도 고물가가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정부의 영향이 없었다면 이 같은 근원물가 상승폭은 더 커진다.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품목을 대상으로 만든 가격지수인 관리물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 7월 4.7%에서 8월과 9월 각 4.8%에 이어 10월 5.1%까지 높아졌다. 관리물가는 전기·도시가스·수도요금과 통신료 등 46개 품목이 포함된다.

한은은 "향후 물가경로 상에는 유가와 환율 흐름, 전기료 등 공공요금 인상 정도, 국내외 경기둔화 정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는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상방압력과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하방압력이 상당 부분 상쇄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5% 내외의 상승률을 이어가겠지만 국내외 경기 하방압력이 커지면서 오름세가 점차 둔화해 내년에는 상고하저의 흐름을 나타내면서 점차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그러나 둔화 속도와 관련해서는 향후 국내외 성장과 유가 흐름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이 총재는 "내년 중 물가상승률이 상고하저의 흐름을 나타내면서 점차 낮아지더라도 물가목표 2%를 웃도는 높은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물가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 운영을 이어나갈 필요가 있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은은 지난달 수정 경제전망에서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6%로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내년 상반기에는 4.2%, 하반기에는 3.1%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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