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저지르고도 자존감과 삶의 만족도 높아졌다고?

네덜란드 연구진, 불륜 경험 유럽 남녀 947명 대상 조사
불륜 여성은 개인적 욕구 채워져 행복도 상승 … 남성은 반대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불륜을 저지른 여성들의 자존감과 삶의 만족도가 이전에 비해 오히려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영국 더타임스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네덜란드 틸뷔르흐 대학 연구진이 직접 불륜을 저질렀거나, 또는 상대의 불륜을 겪은 유럽 지역 남녀 94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와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 대상 중 불륜 가해자는 609명, 피해자는 338명이었다.

연구진들은 불륜을 경험한 여성들이 회복되는 것은 물론 심지어 삶의 질이 더 향상된 것처럼 나타났는데, 이는 잠재적으로 여성의 불륜은 파트너에 대한 불만족의 결과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불륜으로 기존 관계에서 충족되지 못한 개인적 욕구가 채워지면서 행복도가 올라간 데에다, 불륜을 통해 파트너에게 경종을 울려 긍정적인 행동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긍정적인 결과는 오직 여성에게만 해당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남성 불륜 가해자는 오히려 자신이 저지른 사건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연구진들은 이번 연구를 통해 불륜은 우연히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수년간 이어져온 불행한 관계의 결과가 불륜이라는 것이다. 연구 참가자들을 살펴보면, 불륜 가해자들의 관계 만족도와 행복도는 불륜을 저지르기 전부터 점진적으로 감소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관계와 삶의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원인으로는 정직한 의사 소통의 부족 또는 아기를 갖는 것과 같은 중요한 삶의 사건 등이 꼽혔다. 이같은 만족도의 하락은 불륜 가해자들에게는 불륜을 시작하는 이유이거나 심지어 의도적인 고통 회피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피해자의 만족도 하락은 파트너의 불만을 감지한 결과이거나 또는 파트너의 외도를 경험할 가능성을 높이는 인과적 요인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피해자가 불만스러운 태도를 보이면 이는 '미래의 불륜 피해자'를 덜 매력적으로 만들기 때문에 상대의 불륜을 더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학술지 '사이콜로지컬 사이언스(Psychological Science)'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진은 더타임스에 "상대의 불륜을 경험하면 가해자를 책망하게 되지만 이는 좋은 전략은 아니다"라며 "오랜 시간 동안 존재했던 문제가 무엇이었는지 상대에게 먼저 물어볼 것"을 조언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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