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재희기자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투자자들이 투자한 기업에 대해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구로 대표적인 것이 '공시'입니다. 그런데 공시마저 믿을 수 없다면? 투자자들에게는 금전적인 손해를 끼치게 되겠죠? 그런일은 없어야 하겠지만 안타깝게도 실제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얼마전 코스닥 시장 상장사 임직원들이 허위정보를 공시해 주가를 조작해 구속되기도 했죠. 그렇다면 투자자들이 알아야 할 불성실공시의 유형은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죠.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는 기업들은 투자자들에게 기업의 중요한 경영사항, 재무사항 등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들을 알려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상장기업은 공시를 통해 주요 사항을 알려야 하는데, 이를 성실하게 이행하지 않는 것을 '불성실공시'라고 합니다.
크게 공시번복, 공시변경, 공시불이행 등을 꼽을 수 있는데요.
공시번복은 이미 공시한 내용을 번복하거나 부인하는 겁니다. 공시한 내용에 대해 전면 취소, 부인, 혹은 이에 준하는 내용을 공시한 경우입니다.
예를들어 A라는 상장 바이오기업이 제조한 코로나19 진단키트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았다는 공시를 했는데 알고보니 사실과 다른 겨웅 공시내용에 대한 전면 취소 사항이 발생하면서 공시번복으로 인한 불성실공시법인이 됩니다.
공시변경은 이미 공시한 내용 중 중요한 부분에 대해 변경이 발생한 경우입니다. 예를들어 B라는 2차전지 소재업체가 5000억원이 넘는 수주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는데, 나중에 50억원으로 계약규모를 수정하면 처음 공시에서 밝힌 금액과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됩니다.
마지막으로 공시불이행은 주요 경영사항을 공시기한 이내에 신고하지 않았거나 거짓으로 공시했을 경우를 의미합니다. C라는 드라마 제작사가 있다고 해보죠. 넷플릭스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는 소문이 시장에 퍼지면서 주가가 C사의 주가는 큰 변동성을 보이게 됩니다. 이 때 거래소는 C사에 조회공시를 요구하게 되는데요. 특정 날짜를 정해주고 이 기한 안에 시장의 이런 소문과 관련해 사실인지 아닌지를 공시하라고 요구합니다. 조회공시 요구를 받은 C사는 거래소가 정해준 날짜 이내에 반드시 이 내용과 관련한 답변을 공시해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됩니다.
있습니다. 증권거래소의 주된 역할이기도 하죠. 거래소는 불성실공시법인에 벌점을 매기는데요, 1회에 4~8점의 벌점이 부과됩니다. 5점 이상의 벌점을 부과받은 경우에는 1일간 매매가 정지됩니다. 2년간 3회이상 불성실공시 법인으로 지정되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에 해당돼 상장폐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최근 1년간 누적 벌점이 15점 이상인 경우에도 상장폐지가 될 수 있죠.
공시는 상장기업의 의무일 뿐 아니라 투자자들과의 약속입니다. 회사를 믿고 투자한 투자자들을 기망하는 행위는 있어선 안되겠죠. 개인투자자들만 피해를 입는 신라젠, 오스템임플란트 등과 같은 사건이 또 일어나서는 안됩니다. 우리 시장도 성숙하고 건강한 자본시장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오늘도 주린이 여러분들의 현명한 투자를 응원합니다.